나는 네이뜬 잉글랜더를 다시 만났다.

2010년 여름 파리에서 나를 완전 잘 가르쳤던 스승 Nathan과 다시 조우했다. 그간 새 소설도 나오고 새 단편집도 나오고 번역도 하고 연극까지 쓰면서 주목받는 작가에서 금세 대단한 작가가 되어있었기 때문에 좀 긴장이 되었다. 새 책 <안네 프랑크에 대해 말할 때 우리가 하는 말들>은 단편집이다. 제목처럼 홀로코스트에 대해 오늘의 유대인들과 안-유대인들이 갖는 다양한 온도의 자세를 다룬 책이다. 책에 사인을 해 주고 나서, 누가 새로운 얘기를 써내는 게 너무 어렵다고 하자, 특유의 미친 것 같은 다면체적 설명방식을 쓰며 우리에게 많은 얘기를 해 줬다.

「특히 역사소설 쓸 때 많이들, 이미 다 쓴 거 아니냐, 새로운 게 아니면 왜 쓰냐. 아니 그러면 그냥 우리 다 나가 죽지 왜 사나? 그럼 점심에 샌드위치는 왜 먹냐, 세상에 그보다 대단한 샌드위치가 얼마나 많은데.」

  1. 비쥴

    요즘 논문에 관해 고민이 많은데 굉장히 와닿네요 ^^

  2. 김괜저

    <다 쓴 논문이 잘 쓴 논문이다>라는 명언도 있지요

  3. 아무개

    비공개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