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크게 놀라지 않을 자신이 있다.

나 서울 좋아한다. 전역하고 나서 헤집고 다니고 싶었던 만큼 헤집고 다녀본 것에 만족한다. 여러 모로 도시다운 도시다. 어디에서 또 이럴까 싶은 것들이 아무렇지도 않게 구석구석에서 김을 모락모락 올리고 있는 모습에서, 영원히 완성되지 않을 것 같아서 약간 안심이 된다. 서울을 비웠다가 언제 돌아오든 나는 크게 놀라지 않을 자신이 있다.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는 98년부터 매주 목요일 밤 틀림없이 방영돼왔다.

가니까 친구들을 만나야지, 그렇게 정하지는 않았는데 마지막 날에 약속이 많이 몰렸다. 첫 약속 전 아침에 일양택배 안양점(의왕시에서도 외곽에 있다)에 가서 여권을 수령하려는 계획이었는데 버스를 갈아타고 찾아간 번지수는 누렁이가 두 마리 있는 농가였다. 뒤늦게 전화를 걸어 보니 안양점은 이제 없어졌으니 군포로 오라고 했다. 다시 버스를 두어 번 갈아타고 가서 받아오느라 첫 약속은 밤으로 미루게 됐다. 사실 고등학교 동창들처럼 이미 흩어졌다 모였다 여러 번 해 본 친구들은 출국한다고 하면 「한 번 봐야지」하지 않고 「정신없겠다」 한다. 그래서 막바지에 만난 사람들은 대부분 군대 친구거나 이번에 일하면서 새롭게 알게 된 사람들이다. 나를 <보낸다>고 생각해주는 이들이 늘어나서 약간 어리둥절하고 고맙다.

  1. 따뚜

    가시는군요! 안전한 여행이 되시길 바라요.

  2. 병규

    보낸다고 생각하지 않고 맞이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네. 어서 오시게.

  3. Rose

    조심해서 잘 도착했나 모르겠다. 간밤 비행기에서 퉁퉁부은 몸때문에 힘들진 않았는지_.
    올해 계획을 대단하게 세워놓진 않았지만,
    지금 내 딴엔 어마어마한 계획하나를 추가할까 말까 고민중이야_
    어쩌면 3월즈음이 되어 확신이 서서 급 넣을수도 있고 아니면 그 즈음에 에이.. 내 입장에 무슨! 하며 집어 치울 수도 있지만 두 가지 생각 중에 전자에 꽂힌하면 우리가 가을즘 뉴욕에서 볼 수도 있지 않을까 싶다.

    아, 그리고 곧 시도해 볼 무엇인가가 하나 더 생겼어
    그림없는 미생 짝퉁 판 ㅋㅋㅋㅋ
    미스 유 _ 사회생활 생존기 두둥! ㅋㅋㅋㅋㅋㅋㅋ

  4. 아무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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