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여전히 잠들기 전에 음악을 듣는다.

2007년 여름

별 소리는 아니고 군대에서 (MP3 재생기 반입이 허가된 공군) 소등하고 자기 전에 이소라나 Sigur Ros 같이 위로터지는 음악을 듣곤 했는데 하루 중 귀에만 집중하는 시간이 있다는 게 좋아서 요새도 잠드는 의식으로 자리잡았다. 단지 왠지 좋은 것만 들어야 하는 태교적 시간인 것 같아서 고르는 데 한참 걸린다는 것. 오늘은, 자랑은 아니지만, 멀리 있는 친구에게서 괜찮은 음반 몇 개를 전송받았다. 그건 내일 출근길에 들어야겠구나.

엄마가 장조림을 만들면 내가 잘게 잘라 밥에 파와 함께 넣고 비벼 먹고, 내가 퇴근길에 괜찮은 빵을 사두면 아빠가 가끔 크림치즈를 발라서 먹고, 아빠가 커피를 내려 보온병에 담아 놓으면 엄마가 더운 물을 더해서 출근하는 등 서로가 서로의 먹는 사업에 은근히 기여하는 식으로 지내고 있다. 연말에 친척들 초대할 때 요리를 하기로 했는데 집들이 준비하는 새색시처럼 압박이 상당하다. 쉽고 망치기 어려운 것으로만 골라서 해야지 수작 부리다가 태워먹든지 식혀먹든지 민망한 결과가 뻔하다. 건 파스타 사 놓고 안 먹고 있었던 것 가기 전에 전부 처치할 수는 있겠다. 집에 있는 덩어리 냉동 한우도 고기가 좋은데 바빠서 못 먹고 있었던 차라 여러모로 좋은 기회다.

좋은 소식을 알려온 친구가 있어서 저녁이 좋았다.

  1. 피스

    저도 잠들기 전에 음악을 듣는데 조용하게 음악에 묻혀 다른 것들을 잊게 되는 시간이 좋아요. ㅎㅎ 혹시 좋은 음반이 뭔지, 혹시 다른 추천할 만한 것이 있는지 물어봐도 될까요^^

  2. 김괜저

    중요한 시간이죠ㅎㅎ
    그런데 음악 추천은 정말 잘 못 해서ㅜㅜ

  3. Rose

    타인의 일을 본인의 일처럼 좋아해주는 친구 두명이 있어서 더없이 행복했다. 후훗

  4. 김괜저

    아 좋겠다ㅎㅎ 내 다른 친한 형도 이번 주 좋은 소식 있었음

  5. 아무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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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아무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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