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 글에서 완벽주의와 된장찌개, 대형마트 규제 등을 다루려다가 대형마트는 다음 글로 넘겼다.

광화문 광장에 이런 게 있었는데 건빵과 생생가득(맛스타)을 시식할 수 있게 돼 있었다

일할 때 군대에서처럼 권형이 「할 만큼 했으니 이제 쉬라」고 일러주거나 Y가 「이런 것에 목숨 걸고 있는 너 존나 한심하다」는 눈빛을 보내거나 해 줬으면 좋겠다. 무의미한 일을 의미있게 만들려고 발악하는 병이 도졌다. 사실 작년말처럼 초인적인 힘을 떨치는 것은 아니라 큰 무리는 없는데, 대신 그만큼의 원기를 쓸 수 있는 창구가 얼마든지 있는 시점이기 때문에 순위를 바로잡는 작업이 필요하다. 다행히 이런 건 주말을 지나고 사람을 몇 명 만나면 싹 정리된다.

별 일 없이 사는 누나가 본국으로 출국하기 전에 부암동 석파정에 가기로 했다. 통의동 신교동 부암동 쪽은 거의 가 본 적 없는 방면이었는데 잘 되었다. 주말에 하는 퍼담는 도시락이 유명한 통인시장에서 점심을 적당히 찾아서 먹기로 했다. 점심이 늦어진 터라 초입에 있는 순두부집에 곧장 들어갔다. 차돌된장과 해물순두부를 먹으면서 각자 집에서 찌개 끓이는 양식을 비교해 보았다.

나는 된장찌개에 멸치 국물을 잘 안 쓰는 편이다. 멸치 대신 쓰는 맛의 비법 그런 게 있는 건 아니다. 내게 찌개 끓이기는 제법 제대로 된 요리에 속한다. 한 끼 만들어 한 끼 먹는 자취음식의 한계인데 찌개만 갖고 밥을 먹을 때가 많아서 그렇다. 그렇다보니 고기가 들어간다던지 기타 재료가 잡다하게 들어간다. 맑은 국처럼 멸치육수 맛이 깔끔한 찌개는 끓일 일이 잘 없다. 간 고기(보통 돼지)에 마늘과 된장을 볶으면서 시작한다. 고기가 살코기면 참기름을 넣어 열량을 돋운다. 쌀뜨물을 넣는데 이것도 함께 일인분의 밥을 지을 때가 많아서 자연스럽게 넣는 것뿐 맛을 얼마나 바꾸는지는 모른다. 전분 넣는 것과 비슷한 효과 정도일 듯. 고기가 없으면 조개국물을 낸다. 대신 김치찌개는 때때로 채식으로 만든다. 돼지고기가 없으면 그냥 김치만 볶아서 파와 두부 잔뜩 넣어 만든다. 아 양파도 넣는다. 참치 김치찌개를 안 좋아하다보니. 자취음식은 아무리 완성해봤자 자취음식일 수 밖에 없다. 일인분의 양이 일단 깊은 맛을 어렵게 만들고 오랫동안 조리할 여건이 안 되니 완성도 있는 요리는 제한된다.

통인시장 끝머리에 떡볶이떡에 고기를 뭉쳐서 ‘그야말로 떡갈비’로 파는 집이 있었는데 옆집 사장님인지 그냥 동네 분인지 모를 아저씨가 곁에서 장사 훈수를 두고 있었다. 어디서 사 와서 튀겨 놓은 콜팝을 계속 권했다. 떡갈비는 옆에서 짜게 식어가는데 새로 개발한 콜팝에 사활을 거는 느낌의 두 분이 약간 안쓰러웠다. 나는 간을 조금만 더 세게 하면 젊은 사람들이 더 좋아하겠네요, 하고 덧붙였다. 콜팝은 너무 큰 기대 걸지 않으셨으면…….

지금은 좀 쉰내 나지만, 대형마트 규제란 주제로 군에 있을 때 제법 많은 토론을 했었는데 (주로 이런 얘기를 했던 동기 권형, 후임친구 둘, 사무실 상관 모두 경제 관련 전공자라 나는 뭐랄까……. 어깨가 무거웠다) 이에 대한 내용들이 생각나 좀 정리해 쓰고 있었는데 그 순간 페이스북에서 후임친구 봉이 관련된 글을 올린 게 아닌가. 신기해하며 봉이 점호 받으러 갈 때까지 또 신나게 한 판 했다. 그 내용이 더해져 글이 길어진 관계로 새 글로 올릴 작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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