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단풍 없이도 불밭 같은 설악산에 다녀왔다.

설악산은 빡센 산이다. 금강산도 가 봤지만 아줌마들이랑 화장실 같이 써야 하는 산은 설악산뿐. 어렸을 때 설악산에 가면 산보다 옥수수 번데기랑 그 뭐냐, 금색 스핑크스인지 투탕카멘인지처럼 생겨갖고 손바닥을 대도록 돼 있는 운명 어쩌구 오락기가 생각난다. 자세히는 아니지만 신흥사는 약간의 기억이 있는데, 제법 변했다. 아, 설악산에 대해 할 말 진짜 없다……. 단풍은 이미 하산한 뒤였고 겨우 늦가을 산이라 부를 만 한 정도였다. 단풍은 절정이 지났지만 다들 입고 온 때때옷 덕분에 산은 현란했다.

─ 이규대 + 이자람 : 내 이름 (예솔아)

가야금 <캐논 변주곡> 틀어주는 숙소 한정식당에서 무척 별로였던 아침을 먹고 설악산 케이블카 + 약간의 등반, 신흥사. 그리고 정말 온 힘을 다해서 속초 심순네로 달려 늦은 점심으로 간장게장을 먹었다. 속초가 간장게장 먹으러 가는 데는 아니지만 여기 맛있다. 입술 튼 데 도움은 안 됐지만 쪽쪽 빨아먹었다.

  1. Rose

    강원도 가면 먹어야 할 것들이 점점 늘어간다….

    한우에서 이제는 간장게장 찍고, 그 다음은 무엇일까?

  2. 김괜저

    곤드레밥

  3. jeong

    보정을 어떤 식으로 하시는 지 참 궁금합니다.

  4. 김괜저

    언제 한 번 올려놓겠습니다.

  5. 잔잔

    맨 마지막 사진은 무엇을 찍으신 건가요?

  6. 마말

    월스트리트 발 경제불황 내내 다른 산업시장들은 많이 축소됐는데 유독 한국 아웃도어/산악 시장은 오히려 엄청 성장했다네. 중고딩들이 노스페이스 패딩 교복처럼 입는다고 말이 많은데, 어르신들 K2 니 블랙야크니 따지면서 산악명품을 찾으시니 아니 땐 굴뚝에 연기날 일 없다는 생각이 든다.

  7. 마말

    그나저나 한국엔 정말 명산이 많음. 한국에 있는동안 몇군데 다녀오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