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일단 출국이 답이다.

내가 생각해도 엄마 생일선물로 마리메꼬 잔과 동전지갑은 너무 게으른 선택이다. 그래도 Deux Amis의 케익이 충분히 맛있었다. 다시 출가하고 더 애틋해지면 예전처럼 오그라드는 선물도 보내고 하지 않을까. 선물 사러 같이 돌아다녀 준 유스케 형은 말 못 할 고민이 있으면서도 날 만나 오리고기를 나눠 먹었다. 오리는 별로였다. 그러나 One Chu의 츄러스가 괜찮았다. 재미로 팔고 재미로 사먹는다.

일을 쉬었던 월요일 오후 브로콜리랑 닭안심을 마늘에 범벅해서 아무렇게나 오븐에 구워먹었다. 안심은 그냥 팬에 구울 걸 그랬지만 브로콜리는 한 끼로 이것만 먹고 싶을 정도로 맛있었다. Maoz에서 팔라펠보다 좋아했던 마늘 브로콜리보다 맛이 좋았다.

작업한 책 국내판 인쇄를 마쳤는데 생각보다 실수한 건 안 보이고 전반적인 느낌이 좋다. 종이가 조금 아쉽긴 한데 정말 이게 그 가격에 돼요를 두세 번 확인했을 만큼 염가로 찍은 거라 무사하게 나온 걸 고마워하고 있다. 문제는 미국판인데……. 여하튼 ‘실무’라고 할만한 작업 위주로 능력치가 오르는 것 같긴 한데 나보다 창의적인 쪽으로 특화된 사람이 없는 환경에서 일하는 건 이제 그만해도 될 일이다. 하지만 조금 더 올라가면 내가 쥘 수 있는 게 없고 내려가면 날 끌어당길 힘이 없다는 게 언제나 문제. 우물 안이 참 따뜻하고 좋은데…….

  1. 별일없이산다

    5년간 비자와 생활비가 보장되는 박사가 답이라니까.

  2. 제이 정

    형 출국이 답이야. 어서와요 웰콤. 목이빠져라 기다리고 있어 재밌는 일들과 함께

  3. 매화향기

    흐르는 시간은 다시 오지 않지요. 지금 현재 이 순간이 가장 중요하고 이 순간 밖에 없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