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달달한 차와 달달한 술을 했다.

감자탕으로 정했다. 들깨 많이 든 해장국을 지난 번 귀영하면서 청주에서 후임친구 강 + 최와 먹은 뒤로 자꾸 뼈 생각이 나던 차였다. 감자탕집은 많지만 감자탕을 먹고 싶은 깊은 허기를 느끼는 사람들과 만나는 것은 생각만큼 자주 있는 일이 아니다. 혼자 시켜먹을 수 없는 음식들은 사람을 못 구하면 그만큼 더 먹고 싶어진다. 그래서 고등학교 내내 부대찌개에 목을 맸던 것이다. 학원가 뒤 먹자골목의 그 부대찌개집은 친구들을 데려가기까지 했지만 사실 그렇게 특출난 집은 아니었다. 딱 적당한 시점에 졸아든 국물에 치즈 한 장 넣은 그게 횡성에 있을 때엔 왜 그렇게 혀에 사무쳤었을까. 가공육을 진하게 끓여내는 영양상의 단점 때문에 요새는 정말 맛있는 곳에서 정말 특별히 거대한 허기가 지지 않는 한 먹지 않는다. 그렇게 부대찌개는 전성기가 가고, 또 한동안은 순대국이었다. 무가식과 강남에 있는 순대국집을 몇 곳이나 찾아다니면서 먹었다.

건대입구에 이틀을 연이어 갔다. 화요일에 군인일 때 만난 친구들을 보러 갔다. 평범하고 그저 그런 바에 가기 전에 새로 연 버블티 집에 간 건 탁월한 선택이었다. 강민은 처음 먹어보고 반해서 카톡 대화명을 버블티로 바꿨다. 난 얼그레이 버블티를 전혀 달지 않게 부탁했는데 (당도를 조절할 수 있다고 돼 있다) 지나치게 친절한 직원께서 「아예 달지 않으면 맛이 없어서 약간만 달게 했다」며 뿌듯하게 잔을 내밀었다. 너무 뿌듯해하는 것 같아서 그러지 않았으면 좋았겠다고 말할 수 없었다. 다음에 주문할 때는 정말 안 달게 하자고 조심스럽게 말해봐야겠다. 달달한 버블티는 나중에 럼을 두 잔 넣어 맛있게 먹었다. 그곳은 착향 바카디는 종류별로 있는데 그냥 바카디는 없다는 신기한 바였다. 집에서 옥상에서 모이고 원하는 걸 가져와 마시는 자리에 가고 싶다.

  1. chloed

    선배! 다음 학기에 복학하시는 거에요?

  2. 김괜저

    응 1월에 들어갈 듯

  3. chloed

    옷! 내년에 뉴욕 놀러 가면 연락할게요 영접을 허락해 주시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