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고열남이었다.

꼬박 나흘간 열과 몸살이 너무 심해서 죽어 있었다. 그끄저께 몸살감기 처방에 주사를 맞고도 어제 새벽께 고열로 인한 두통이 너무 심해져서 응급실에 갔더니 여기저기 눌러보고 갸우뚱한 끝에 (「여기가 아파요? 이상하네……. 여기가 아파야 되는데」) 장염이라고 했다. 나는 두통이 너무 서러워서 며칠간 내리 설사한 건 별 생각도 않고 있었는데 장이 문제였다니, 장염이 이렇게 꼭대기까지 아픈 인텔리한 병이라는 것도 처음 알았고, 이천사년 오년경 주위 친구들이 숱하게 장염 걸렸을 때에 난 괜찮았기에 그 뒤로 자연히 이 병은 해당 사항 없는 것으로 알고 있었던 것인데…….

어쨌든 타지 나가서도 잘 싸돌아다니고 무책임한 막살이 하여도 멀쩡해서 건강돋는 줄로만 알았던 내가 4년만에 한림대 응급실 침대에 누워서 이십대 의사님들에게 한 소리 또 하면서 댓바람에 피 뽑고 엑스레이 찍고 심전도 하고, 수액, 항생제, 해열제를 맞으며 옆자리 파마머리한 복통여자가 전화로 아는 사람 다 불러내어 「내가 아픈데 여기 혼자 있다고 정말!」하며 엉엉 우는 것을 듣자니 기분이 어수선했다. 딱딱한 가죽배게에 두어 시간 땀을 흘리고 나서 슬리퍼 신고 나오는데 비가 부글부글 내리고 있었다.

— Maywood : I’m in Love for the Very First Time
  1. 박뎐

    지금은 다 나으셨나요?

    아님 아프신데도 블로그하시는 건가요 ㅋㅋㅋㅋㅋㅋ

  2. 김괜저

    열만 좀 내렸음. 아픈데도 블로그할 수 있음

  3. 사라미

    열남아

  4. 김괜저

    왜불러

  5. 김괜저

    논리적인 피메일 이십니다.

  6. young

    전 컴퓨터를 잘 몰라서 참 괜저님의 맨위에 고정되어 있는 메뉴판이 정말 부럽습니다.
    어떻게 하면 저렇게 할 수 있을까요..

    전 어제 전역 만 4년 기념일 오늘 입대 만 6년 기념일 이(였어요)에요
    근데 야근중.

    언어를 진짜 잘하는 친구들은 한국군 어학병으로 많이 가더라구요.
    떠중이들이 주로 카투사로..여튼 9월 입대자 반갑습니다. 아프지 마시구요!

  7. 김괜저

    저건 CSS로 간단히 하실 수 있으니 부러워 마셔요. 기념일 축하드리며 고맙습니다.
    야근이 낳은가 입대가 낳은가
    를 생각해 보는 하루가 될 것 같습니다.

  8. 아무개

    비공개 댓글입니다.

  9. 김괜저

    야속한 장……. 고맙다

  10. 아무개

    비공개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