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주소가 생겼다.

그 사이에 Éric Rohmer도 죽었고 교정에서 뛰어내린 NYU 물리교수도 죽었고 하이티에서 몇만도 죽었다. 한편 이렇게 비교할 거면 뭣하러 살겠느냐마는 세 번째로 비싼 니코르 망원을 살 수 있는 돈을 이사하는 데에 한방에 훅 보냈다니 원통하다. 지금 집을 보며 생각하면 다 들어차지도 않을 것이 뻔한 것을… 어머니는 늘 제발 이번에는 살림 좀 차리지 말고 유학생답게 살아보라고 하시지만. 어쨌든 Mad Men에서 American Airline의 1962년 추락사고와 관련한 내용을 보면서 American Airline 비행기를 타고 오는 기분이 참 좋았다.

오월이나 칠월까지 살게 될 집을 구했다. 위 사진은 잠깐 묵은 숙소에서 괜히 찍은거고 정식 집은 아주 오래된 건물이다. 문 중앙에 문고리 달린 걸어서 육층 아파트다(25kg 상자로 다섯개 쯤 짐이 오고 있는데 큰일이다). 사인용 식탁에 웬만한 가정집만한 부엌이 있는 반면에 화장실은 침대보다 좁다. 확실히 뒷 일 생각 않고 먹으며 사는 방식에 맞춘 구조다. 세탁기는 있고 인터넷은 없는 방이다. 신청하고 설치하려면 시간이 좀 걸릴 것 같아 그간은 까페나 학교에서 써야겠다. 학교 주변에 무인양품이 있어서 거기에서 필요한 많은 것들(두꺼운 이불, 편한 베게, 쓰레기통, 각종 용기 등)을 사려 하는데 일요일엔 아무것도 열지 않는 걸 몰라 헛걸음했다. 학교까지는 지하철 두 정거장 거리로 다리 하나 건너 조금만 가면 되어 걸어다니면 될 것 같다. 집이 에펠 탑에서 오 분 정도 거리인데 다음과 같은 어정쩡한 전망이 돋보인다. 만약에 탑이 무너지면 바로 확인할 수 있는 정도.

이상의 내용은 사실 그저께 써 놓은 것이었으나 아씨 인터넷…

  1. 금숲

    베개라능

  2. 김괜저

    ㄱㅅ 요샌 한글 맞춤법 지적해 주는 사람이 너무 없어요…

  3. Rose

    ㅋㅋ 정말 무너지면 확인할 수 있겠다_. 새 주소 알려줘 편지쓰려구

  4. 김괜저

    69 Boulevard de Grenelle
    5è étage, gauche
    Paris 75015
    아싸

  5. 알뚜띠뚜

    부럽다 ㅠ.ㅠ 나도 파리에 살고싶지만 꿈같은 이야기 -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