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쌍둥이랑 놀았다.


내가 가장 잘 아는 쌍둥이인 윤수 윤성 형제가 와서 하룻밤 놀고 돌아갔다. 윤수는 꾸준히 봐 왔는데 윤성이는 굉장히 오랜만이었다. 각각 이따카와 볼티모어에서 따로 도착한 형제는 약속처럼 말도 안 되게 비슷한 옷을 골라 입고 왔다. 머리도 같은 곳에서 자르니 참으로 형제다왔다. Spitzer에서 맥주 몇 판(round)와 각종 튀김, 오이지 등을 먹으며 말 나눴다. 맥주와 Hendrick’s와 마른안주 과일 샐러리 등을 사 와서 포커를 좀 치고 놀았다. 불을 낮게 하니 나름 담배연기 쩔어야 할 것 같은 적절한 분위기 되었다. 방이 비좁아 한 명은 거실에서 자야 할 줄 알았는데 잘 배치하니 공기침대 둘이 딱 들어맞았다. 그래서 금강산에서 웅크려 자던 생각을 하면서 다닥다닥 붙어서, 고등학교처럼 불 꺼진 뒤에 맞는 얘기 좀 하다가 잤다. 아침에는 추수감사절이라 연 곳이 별로 없어 조금 당황했지만 집 앞의 커피집이 다행히 열어 거기서 아침을 먹고 둘을 보냈다.


그제는 세주와 그녀의 돈독한 동생이 놀러와서, 삼갯과 개척한 바 있는 옥상에서 맥주와 포도주를 곁들여 크레프를 먹으면서 생활과 영화와 배우들 같은 평범한 얘기를 하면서 놀았다. 세주는 오랜만에 봐도 금방 본 것 같아 좋은데 또 생각해 보면 금방 봐도 오랜만에 본 것 같아 좋기도 하다. 워낙 되돌아가봄직한 옛날 얘기가 많아서 그런가 보다. 서로 많이 알수록 모르는 게 많다.

  1. CK

    와우… ㅋㅋ 즐거운 Thanksgiving을 보내셨길 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