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한 성질 하는 여중생을 많이 본다.

커피집 구석을 좋아해서 낙서를 자주 본다. 오늘은 안양에 있는 이름있는 커피집인데 나는 「경민이랑 지혜의 지정좌석♡ / 앉으면 뒤진다」에 앉아있다. 화살표로 찍 그려서 「문명철 군대가요ㅠㅠ」도 있다. 문명철일 수도 아닐 수도 있는 사람이 수정펜으로 「나 군대간다 1주일 후에」라고 쓴 것도 옆에 있다. 쩡세희와 정세희는 확실한 동일인물로 일본에서 잠깐 와서 지내는 중이다.
광복절이라 그런지 길에 연인과 초중학생이 많다. 길에도 많고 아무데나에도 많다. 안양의 청소년들은 자랑스럽고 무섭다. 화 내거나 싸우거나 고양이에게 소주 먹일 때 무서운 게 아니라 재밌고 행복하게 놀고있을 때 제일 무섭다. 여중생들이 화 났을 때 읊조리는 욕은 당사자가 아니면 안 들리지만 친구랑 장난치고 놀면서 내지르는 욕은 쩌렁쩌렁 울리기 때문이다. 「광년아 씨발 에스칼레이터에서 왜 밀어」도 좋고… 이 동네 소녀들은 그런데 한 세 살만 더 먹으면 너무 실망스럽게 참해진단 말이다. 성결대학교 앞에 줄줄이 하늘거리는 치마 입고 본죽에서 나눠준 김범 문서철 옆구리에 끼고 마을버스 기다리는 숙녀들은 너무 순하다. 광복절이라 그런지 유관순 누나처럼 한 성질 하는 사람들을 아끼고자 한다. 바지 수선 기다리는 한 시간만이라도. 이발을 못 해서 머리가 더운데 우리 동네에선 잘 어울리는 것도 같다.

  1. 카방클

    낄낄.. 그래도 경상도만하겠습니까 -ㅁ-

  2. 김괜저

    사투리 욕은 덜 무섭습니다

  3. 두릴

    안양의 여중생 여고생들은 촘 무섭지요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4. 김괜저

    아시네요

  5. 두릴

    그럼요ㅋㅋ안양 거주 19년차인데요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