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암소를 기린다.

Baby’s on fire
Better throw her in the water
Look at her laughing
Like a heifer to the slaughter

베이비에 불이야
물 속에 던저버려야 할 걸
웃는 것 좀 보게
푸주간 가는 암소처럼
이렇게 이어지는 식이다. 걸작인 < Velvet Goldmine > 사운드트랙 중 < Baby's on fire >를 오랜만에 듣고 있다가 「푸주간 가는 암소처럼」이 부분이 왠지 안쓰럽고 괴로웠다. 이 곡은 < Venus in Furs >가 불렀는데, Radiohead의 Yorke와 Greenwood, Suede의 Butler, 그리고 Roxy Music의 Mackay가 이 앨범을 위해서 급결성한 반가상의 밴드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 앨범의 < Venus in Furs >수록곡 두어 개를 듣고야 Thom Yorke가 진짜 실력있는 보컬리스트구나 하고 믿었다. (Baby’s on Fire는 Yorke의 보컬이 아닌 Rhys Meyers의 목소리지만) 어쨌든 그렇게 Yorke가 떠올랐고 Jenny가 지난달에 텍사스에서 Radiohead 콘서트에 갔다고 문자를 보냈던 게 떠올랐다. 여름에 투어 계획이 있다고 들은 Radiohead가 어디쯤 있으려나 해서 Radiohead 홈페이지에 들어갔다. 메시지보드를 무심코 클릭했더니, 「먼 나라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죽어가니 도와달라」는 다급한 스크롤의 압박이 걸려있다. 이렇게 소로 시작해서소로 끝났다.
곧 도위원 보궐선거 투표하기 위해 부림중학교에 갔다 오겠지만 사실 현재 우리 체제가 담보하는 민주란 참으로 얄팍한 것이다. 예를 들어 이연용, 정기열, 손점암 이 세 분(안양제4선거구 출마 후보들) 중 한 분이 서너개 동 사람들을 맞춤형으로 대표케 한다는 선거인의 믿음 자체가 허구라는 점은 당연한 것임에도, 소설을 소설로 읽지 못하고 꼭 실화로 보려는 이처럼 마치 「진정한」민주주의라는 이상이 우리 법에 의해 실현가능한 것임에도 현사회는 그 이상에 반법적으로 맞서고 있다는 믿음 역시 팽배하다. 하지만 원래 대중의 목소리를 줄여서,간추려서 적게 듣는 것이 선거주의의 의무.. 물론 체제 내에 있다고 무조건 정의롭다는 것 역시 오류이지만 부조리의 얼마만큼이 현재로서의 민주주의 내에 있는 것인지 파악하는 것은 중요하다. Hail Rechtsstaat! 민주 역시 이념에 불과하다.

  1. jenny

    i did go to radiohead! they had LED lightshow with it…it was amazing. and thom yorke had a pleasant sense of humou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