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던 게 안 되는 건

되던 게 안 되는 기분을 느껴보세요.
물 속에서 뜀박질을 하는 기분
나로 가득찬 달력이
나와 무관하게 천천히 넘어가는 기분을.
지난달 나를 안다고 말했던 나에게
분필이라도 집어 던지고 빨개진
얼굴을 셀카로 찍어 남겨요.
나는 왜 해마다 나를 안다며
눈 감고 아무데로나 뛰쳐나갈까요.
나는 왜 내 마음이 내 마음대로 안 되는
위기의
순간에
모든
버튼을
팔꿈치로 다 누르고 다
벗어버리고 뛰어내리려 들까요.
나란 놈을 내가 중성화시키고
목줄을 매고 배변을 가르쳤는데
이제는 나를 정면으로 보고 목을 갸우뚱
나에 의한 나의 독재에 금을 냅니다.
자존심이 삭아서
장맛이 납니다.

So that it may seem pleasing to you

So that it may seem pleasing to you
My thoughts are filtered for little bits of sand
And scattered over a wide area
Where men and women of the mind pick
And glean and organize into a neat array
That hopefully makes me look like a crazy person
Whose randomest musings and perverse word associations
Are insta ready

So that it may be palatable to you
The story of my life is kneaded and stretched and looped
Over and over again on a stainless pole
Until the whole thing becomes a swirly roll of toffee candy
You know, the kind that’s pretty because it was beaten and contorted until it was
But actually started out pretty ugly
If you ask me

So that it all seems self-deprecating to you
My process is edited and the names redacted
The PR team is divided
The electorate misguided
I steal criticism meant for my neighbors
And play it on my private radio
That has been by any standard pretty public
So is now clear to me

은행 가는 길

사람들이 던지지도 않는 질문에 대한 답으로
머리를 박박 깎을 수밖에 없었던
제이미는 소냐에게 너 없이는
은행에 갈 수 없다고 했다.
은행이 어떤지 너도 알잖아.
카페트 알러지가 있단 것도 알잖아.
은행엔 왜
소냐는 묻지 않았다.

아침에 찾아가려던 은행은
걸을지 지하철을 탈지 과정에 밀려
한 시에야 발 아래 땅이 굴리듯
입체미로의 결말처럼 그들과 마주했다.
다 왔다
소냐가 말해주었다.
제이미는 일자목이라
다 온 줄도 모른다.

은행에 줄이 너무 길었고
평일 오후 그 줄에는 아이를 들처멘 어머니들
무릎에 난 레깅스 구멍을 집요하게 뜯는 살찐 여자
자리를 맡아 달라고 하고는 구석 바닥에 앉아
스키틀스를 까 먹고 있는 할아버지
그보다 한참 뒤 끝에야 소냐
그리고 제이미
제이미가 없다.

소냐가 발견하기 좋은 곳에서
제이미는 비닐에 담긴 망고에 $3나 쓰고는
두 가지 색으로 애써 물들인
캐치볼 머리통에 너클을 문지르고나 있다.

소냐가 아니었더라면 제이미는
섬뜩한 시의 주인공이 되었을 것이다.
마치 지금은 뙤약볓 벤치에 잠깐 앉은
짧고 젊은 머리 한 쌍인지 몰라도

은행이 닫기까지는 아직 세 시간이나
남았다.

냄새

갖은 감정을 골고루 구비해 두었는데
싸매고 있었더니 전부 상했다.
곰팡이가 피고 악취가 나고 기름진 부분에는
날벌레들이 뻑큐 모양으로 떼지어 날았다.

유용하던 때 생각
쓰레기가 없었던 생각을 하다가
높은 건물들 사이를 해가 용케 비집고 들어와 골목을
하루에 딱 십 분
한 뼘씩 달구고 지나가는 모습을 보았다. 거기를 지나가던
환경미화원
(어쩌면 내가 알던 사람인지도?)
이 악취에 좀 찡그리며 물었다.
「잘 지내?」

내가 우물쭈물하니까 그는 쓰레기봉투에서 총을 꺼내
내 냄새나는 흉부에 겨누고
「쓸 데 없는 소리 말고 예, 아니오로만 대답해」
라며 무서운 소리를 하였다.

Dunkin Donu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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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t a Dunkin Donuts, two kids sat at two neighboring tables, divided by a stroller with nobody in it. They waited for their fathers to come back from the counter, their fathers who knew each other from back when they joked about ever having children, which was not even that long ago. The fathers had already bought their half dozen boxes yet were still stuck to the farthest corner of the shop in a brotherly conversation, a conversation that was probably different, one that neither kid would understand or be given the permission to understand. It was offensive and the two kids kind of stopped believing that their fathers were ever true to them, until their fathers came right back in like ten seconds with smiles under their mustaches and the kids started believing again.

더위가 가셨다

더위가 가셨다 더위가
여름에 일어난 일들은 일어난 채 있다
나는 나를 나무라는 사람을 미워한다
다만 옷깃을 여미면서 미워한다

안 되는 일을 기다린다고 나무란다
혼자 흘려놓은 땀을 나무란다
벗어놓은 옷을 숨길 일이야

나를 시 쓰게 하는 사람을 만나고
돌아가는 길이 머니까 애매한 밤 식사

피클을 베어물면 와락 떠오른다
부르지도 않은 신 기억이 떠올라
나는 나를 아무라는 사람을 미워한다
다만 감기를 조심하라면서 미워한다

SUNDOWN ATTIC

Welcome to the attic of how I like to see things
You’ll see that the reviews were right, it’s a pleasantly navigable mess
Full of surprises like Spike Jonze making soup in the corner
Striking the perfect balance between realism and the taste of plump overripe pumpkin

Look at that figurative dead baby in the sky, said Mr. Cantor
It’s beautiful because it was conceived during the summer of much rhetorical solar activity
But as it was projectile-born it missed the crib
Are we going to let that get in the way of anything ever?
That would be counter-reproductive.

And Mr. Cantor took your hand and flew towards the setting sun
As if he had a bone to pick with it from their outwardly privileged childhood
In a town with overstaffed day care centers

I had to take him out of the picture
I have to watch the zaniness in this creaky floored attic
I can’t afford to have past injustices running around in abstract anger
They are going to wake us all up

And so I close up shop at sundown
And go listen to some breezy old songs
On my iPod with scratches all over its back
Just like the city it calls home

Diagnosis Sunday

Some people spill over to the next day
Some accidents fuck each other and procreate
I would like these sentiments circulated
Peer reviewed and tested for STDs
And for a baby angel to scare the shit out of me in the shower
And tell me these stories are not parodies
Notifications on, on all of our devices
For amplification of our little crisscrosses
Reasons for optimism, may y’all live
Survive the greys, the doubts, the untimelinesses

서초구청맛집으로의 초대

맛집블로거가 되고 나서 내게 이별을 통보한 그 이가 이자까야를 열었다며 카톡해 왔다. 줄바꿈을 잔뜩 넣어서 양재역 십이번 출구니까 토요일 개업날에 오라고. 모든 단품 초밥 주문시 1개 더. 생아사히 8,000 -> 6,900 원.

우리 오빠랑 가도 돼? 썼다가 지웠다. 내가 옛날에 이 집 주인이랑 사귀었다고 하면 우리 오빠는 아마 불쾌해할 것이다. 그러면 데이트할 때 영영 일식집은 못 가게 되는 것이다. 나야 이제는 영원히 덮밥을 먹을 때마다 맛집블로거의 뾰족한 턱을 떠올려야 하겠지만, 우리 오빠는 죄가 없는 것이다. 우리 오빠는 나보다 일식을 더 좋아한다.

맛집블로거도 맛집블로거가 되기 전에는 우리 오빠같았다. 하지만 어느날 갑자기 내 질문에 대답을 하는 대신 흠~하는 알 수 없는 소리를 내기 시작했고, 그 때부터 자기의 찌질함을 들춰내는 나 같은 여자와 마주보고 앉는 것을 부담스러워했다. 언젠가는 우리 오빠도 맛집블로거는 아니지만 뭔가 상당한 게 되고, 나와의 인연은 다할 것이다.

오랜만에 그의 블로그에 가 보니 사진이 바뀌었다. 아, 개업을 앞두고 변신을 시도했구나. 머리를 이렇게 수염을 이렇게 오다기리 했구나. 가면 눈꼬리를 이렇게 웃으면서 새우초밥이라도 하나 서비스로 주겠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