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스폰지하우스에서 재상영중인

압구정스폰지하우스에서 재상영중인 수면의과학, La Science des rêves
 

Gael García Bernal이라는 이 멕시코 배우는 알고 봤더니 Y tu mamá también(한국개봉명 이투마마)에서 주인공 중 한 명을 맡았던 사람이었다. 사실 그 영화가 워낙 ‘Sexually Unafraid’ (실제로 영화평에 있는 문구)하다 보니 보면서 저 배우가 괜찮은 배우라는 것을 깨달을 만한 기회는 못 되었었는데 오늘 본 La Science des rêves(한국개봉명 수면의과학)에서 굉장히 재능과 매력이 있는 사람인 것을 알았다.
특히 Y tu mamá también는 ‘멕시코영화지 멕시코영화’ 하는 생각을 깔고 봤기 때문에 배우들도 그냥 ‘아 얘네는 멕시코에서 나름 유명한 애들이겠구나 별로 누군지 알 필요 없겠어’ 하는 생각으로 별로 눈여겨보지 않았었다. Babel(바벨)에서 개념없이 욱하는 한심한 동생으로 나왔을 때에도 비중이 얼마 안 되서 그런지 그 배우인지 못 알아차렸다.
그랬던 이 인간이 오늘 La Science des rêves로 해서 내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파리를 배경으로 한 이 영화(감독은 별 관심은 없지만 이제 관심이 생기려고 하는 유명한 Michel Gondry 미첼 공드리)에서 Gael은 영어와 불어를 주로 쓰는 주인공이다. Babel을 본 지 일주일이 안 되서 같은 배우를 또 만나니 색다른 기분이었다. 더 색다를려고 하는 것은 내가 일찌감치 보려고 어둑어둑한 경로로 받고 있는 La Mala Education (한국개봉명 나쁜교육)에도 역시 이 사람이 나온다는 것이다. 나를 따라다니는 것 같다. 아참 이 사람 키가 나보다 꽤 작다.

일단은 내가 본 최고의 영화 중 하나라는 말을 해둬야겠다. 그런데 난 좀 시시껄렁한 영화들을 최고로 꼽는 것 같으니까 내 말은 좀 가려듣는 게 좋을지도 모른다. 나는 ‘반지의 제왕’ 정도 말고는 스케일이 큰 영화를 좋아해 본 적이 없다. 감당할 수 있는 정도의, 지금 내 눈에 보이는 것과 똑같은 사이즈의 large-as-life 사람들이 나오는 영화가 좋다.
또 나는 감독이 자기 마음대로 깝쳐 놓은 영화를 좋아한다. 언젠가 말했듯이 나는 뭔갈 볼 때 만든 사람 생각을 먼저 하는 쪽인 것 같다. 그래서 내가 추천한 뭔가를 보거나 듣거나 사거나 한 친구가 와서 야 그건 뭐였냐 쫌 이상하더라 하는 말을 듣는 때가 무지 많다. 어쨌든 이 영화는 그야말로 미첼 공드리 감독이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몽땅 해 놓은 것처럼 생겼다. 집에 와서 이런저런 글이나 인터뷰를 읽어보니 Gael이 감독에게 ‘당신 하고 싶은 대로 더 해봐야지’ 뭐 이런 말을 해 줬다고 한다.
결국은 꿈 얘기고, 꿈 얘기는 감독(작가)가 마음대로 하기에 제일 좋은 주제지요. 이렇게 오픈된 자유로운 주제를 가지고 어느 정도까지 해낼 수 있는지가 진짜 감독의 실력을 가늠하기에 제일 좋은 기준이 아닐까. 그런데 이 사람은 내 취향에 정말 딱 맞는 스타일과 여유를 가지고 있다.
특히 주인공 Stephane의 꿈과 현실을 잘 분간하지 못하는 모습을 표현하면서 아주 귀여운 장면이 많이 나온다. 아참, 그 전에 일단은 주인공 StephaneStephany가 각각 스페인어와 불어가 편하면서 서로 주로 영어를 쓰기 때문에 두 배우의 말들이 어린애들처럼 귀엽다. 하는 짓들도 어린애들같이 천진난만하다. Stephane은 장난스럽고 이상한 발명을 한다. 특히 1초 타임머신은 꽤 먹힌다.
Stephane이라는 인물에 확 끌리게 한 첫 번째 장면은 그가 그린 달력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Disastrology에 기초해서 각 월의 가장 참혹했던 재난/재해를 어린아이같은 그림으로 완성한 달력은 웃음이 나게 한다.
이 사람의 머리 속으로 보이는 통제 방송국에 다른 사람들이 자유롭게 생각의 형태로 넘나드는 발상은 캐감동이었다. 헷갈릴 수 있는 방식의 편집이지만 꿈이라는 방식을 통해 모두에게 subconsciously familiar한 형태의 경험이기 때문에 더할 나위 없이 자연스럽고 또 환상적이다. Dream definitely made all the changes to the real life that we think only counts..


또 하나 놀라웠던 점은 주인공 Stephane의 불안정한 모습이 전형적인 생각 많고 말 많고 상처 많고 insecure / randomly obscene한 많은 청춘들의 모습을 소름끼치도록 symptom by symptom, word by word 보여주고 있다는 것이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정말 많은 만남들과 경험들이 머리속을 스치고 지나갔다. 꿈의 기본인 deja-vu에 크게 inspire 되어 있다. 이 영화는 정말,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전부 가지고 있다.

  1. 부다페스트

    정서를 공유하는 쌍둥이녀석.오늘 영화관에 앉아있는 두시간이 너무 행복했어.

  2. 샤워

    symptom

  3. 샤워

    나 블로그할래 도와줘

  4. 해밀

    저 이거 보고 싶은 영화라서 스포일러 있다는 표시 보고 급하게 스크롤을 내렸네요 후후.

    저도 얼마 전에 la mala educacion 봤어요 알모도바르의 도발. 컬쳐 쇼크를 받았지요

    근데 알모도바르 아자씨는 색감이 너무 이쁜 거 같아요.

    볼베르도 그렇고 그녀에게도 그렇고. 히히 수면의 과학 곧 봐야지

  5. 역시나그렇게

    나쁜교육 나도 어제밤에 봤어.. 수면의 과학 꼭 봐!

  6. 마멍

    나도 무지 좋아하는 배우입니다

    이냐리뚜 옵하의 Amores Perros에서 나름 비중있는 역할로 나오니까 꼭 보세요

    이뚜마마땀비엔 = 니네에미도

  7. 역시나그렇게

    마멍: 쉿..

  8. ㅋㅋ

    어 이사람 바벨에 나오는 사람 같은데.

  9. 역시나그렇게

    Babel(바벨)에서 개념없이 욱하는 한심한 동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