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 새 세상이 언제쯤 오나

이야 새 세상이 언제쯤 오나 했더니 오늘이구나! 어제 너무 고생을 해서 오늘은 착하게 집 근처 도서관으로 향했는데 유감스럽게도 가는날이 휴관일이었다. 집에서는 성희가 나와 친하지 않은 과외선생과 수학공부하는 중이었기 때문에 12시 30분까지는 다시 들어가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일단 박준에서 머리를 자르고 Hollys로 책이나 읽을까 하고 들어왔다가 혹시나 저렇게? 하는 생각에 맥북을 열었더니 웬걸 인터넷이 잘 되는거다! 센스였을때에는 여기서 잡히는 거 하나도 없었는데.. 근데 여기 올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smoking area가 너무 많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비흡연구역은 사람이 많아서 싫고 흡연구역이 참 cozy해 보이고 좋을 거 같은데 꼭 한명씩 담배 피고 있는 사람이 있어서 앉아보진 못했다.
박준에서 건너편에 머리하러 온 ‘성진엄마’가 있었는데 말하는 꼬라지 하고는.. (비난하고자 한다) 옆동 사는 친정엄마에게 애들을 맡기고 맞벌이 하는 모양이었는데 미용사가 ‘아 어머니 힘드시겠네요’ 하니까 한다는 말이 ‘별로 안 힘들걸요.. 뭐 애들도 5학년 6학년이고 그냥 밥만 해 주면 잘 알아서 하는데 뭐..’ 이러면서 이내 막 ‘내가 막상 일을 하니까 집 밖으로 나오자마자 애들이랑 집은 까맣게 잊어버려.. 남편이 밖에 나가서 전화 잘 안 하고 그러면 막 짜증이 났었는데 내가 나와보니까 뭔지 알 것 같더라구.. 애들이 밥 잘 먹는지 그런건 일부러 생각하지 않으면 떠오르지도 않아….’
있잖아 우리중에 유학 생활을 오래 한 애들이 특히 한국어 실력이 형편없다고 ‘유학 안 갔으면 어쩔 뻔 했어’ 이런 말 많이 했잖아 그런데 나와서 사람들 하는 소리 들어보면 우리가 마냥 심한 것도 아니야. 다들 영어도 한글도 못하는 상태가 돼 버린 것 같다는 느낌을 몇 번씩 받는다.
블로그에서 나는 영어를 마구잡이로 섞어 쓰고 한글식의 영어, 영문법식의 한글을 계속 쓰는데 그게 좋아 보이지 않을 거라는 생각은 나도 해. 이건 어떤 글이던 내가 심각하게 써 보려고 시작할 때 사용하는 내 고유의 언어지. 왜냐면 대학 원서 에세이 같은 부담스러운 글을 단기간에 다작 해야 하는 상황을 겪어봤다면 알겠지만 글은 결코 ‘필받지’ 않으면 써지는 게 아니니까.. 그런데 그 ‘필받는’ 시간이란 건 나한텐 정말 짧아. 그걸 붙잡아서 글로 옮기려면 내가 하는 말이 말이 되고 있는지 따위에는 신경을 쓸 겨를이 없거든. 내가 생각하는 속도를 제일 빨리 따라갈 수 있는 방식으로 옮겨 놓고 고쳐야 하지 않겠어? 나한테는 제일 빠른 게 마구 섞이고 fragment, 번역투, cliche가 난무하는 영어도 한글도 아닌 중간의 그 어중간한 말투잖아. 결과물이 한글이건 영어건 ‘이 표현은 써야겠다’ 싶으면 그게 영어든 한글이든 일단 적어 놓고 보지. 블로그에는 그렇게 일단 적어 놓고 본 글들이 넘치고 있는데 그걸 다시 고쳐 적고 싶은 생각은 없어.. 나중에 부끄러워질 퀄리티의 글이라도 그 때의 느낌만 잘 들어 있다면야 손 댈 이유는 없지.
이다의 허접질에 가면 그녀가 아주 옛날부터 (무려 ‘장미가족~ 카페’에 있었던 시절부터!) 만들고 쓴 것들이 다 차곡차곡 쌓여 있지.. 지금의 그 특유의 분위기는 그 때의 작업들에서 기대할 수 없어 전혀. 거긴 예쁜 포샵 ‘축전’ 내지는 깔꼼하고 달꼼한 문구 같은 걸로 가득 차 있지.. 내게는 적지 않은 충격이었어. 그녀가 몇 년 사이에 이렇게 다른 그녀의 스타일을 얻었다는 것뿐만 아니라 예전의 괴뢰된 작업들을 그대로 홈페이지에 잘 모셔 두고 있다는 사실이.. 난 그럴 용기가 없거든. 난 맘에 안 드는 예전 작업은 물론 지우진 않더라도 나만 잘 숨겨 놓고 살아야 해. 가식의 기본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