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기분이 좋쿠나
오늘 9기 국제 거의 전체(may those who couldn’t make it rest in peace)가 회먹으러 양양에 갔다왔다. 날씨 하늘 바다 바람이 좋았고 음식도 괜찮았고 친구는 훌륭했다. 바다는 누구에게나 잠깐의 대단한 호흡곤란을 준다. 괜찮은 통속적인 슬픈 영화를 보면 클라이막스를 막 지나고 격한 감정이 풀리기 시작할 즈음에 timpani rolling과 strings의 crescendo in rilievo하며 오르는 부분에서처럼 1~2초동안 잠깐 숨이 막히는 부분과 비슷한 증상이다.
바다를 보고 곁에 서고 1인 5000원짜리 모터보트로 돌았다. 빨리 달리면 물은 더 세게 굳고 더 딱딱하게 보트를 퉁겨 낸다. 형수가 상상한 대로 싫어해라고 모래에 써 보고 어찌 되나 보았는데 사랑해는 되지 않고 ‘ㅓ해’ 가 된다. 이 바다에선 낙천적인 어린 상상이 지는 날이다
나는 무엇을 먹을까에 대해서 태평하지 못한 편이지만 밥보다 대화 웃음을 더 좋아하기 때문에 애들이랑 같이 먹을 때는 불평을 않는다. 오늘은 음식 자체도 만족스러운 편이었다. 식사하면서 몇 번이나 주위를 돌아봤는데 그럴 필요는 없었다. 푸른 세원 준용 도윤 경원과 이야기하면서 먹었다. 푸른이는 본인은 한결같은데 내게 어떤 사람인지가 조금씩 바뀐다. 준용이는 같이 살아보고 여러 모로 인연이 많았지만 제대로 같이 즐거워 보지는 못했는데 요즘에 정호와 비슷한 방식으로 좀더 친해지고 있는 것 같아서 괜찮은 일이다. 도윤이는 입학 전부터 내가 만나본 가장 유쾌하고 기분 좋은 사람들 리스트에 올라가 계시는데 최근엔 무슨 일인지 여러 가지로 피곤 힘들어 하는 듯 보인다. 그래도 떠들고 웃으면 변함없다. 경원이는 나름의 방식으로 친절하고 갑작스럽고 놀랍게도 평화롭다. 세원이는 정말 최근에야 갈구기(=친해지기 *for some types of people) 시작했고 잘 알지는 못하지만 주위 사람들로부터 이따금 듣건데 좋은 사람이다. 자기만의 스타일이 있고 친구 한명 한명을 진짜 친구로 대할 줄 아는 것 같다. 졸업하기 전에 친해졌으면 좋겠다고 진심으로 생각한 몇 안되는 사람들 가운데 하나다.
준용 경원과 노래방에 들렀기 때문에 1 한국 곡 2 중간 빠르기 3 남자 가수 4 ‘발라드’에 해당하는 노래들이 40분 정도를 채웠다는 것은 놀라지 말아야 되는 점이다. 즐거웠다.
다시, 바다는 해안쪽으로 우리를 빨아들이는 1 실재하는 물리적인 공기 흐름과 2 바다에서 난 생명의 본능적인 회귀 심리로 밑이 없이 채워져 있다. 그래서 현실과 일상과 사회가 마지못해 주는 가공된 메트로놈과 소속감에 기대어 살아가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바다가 보이는 곳에서 살 수 있는 능력을 뺐긴다. 십 년 전의 바다를 걸었던 그 때와 오늘의 바다를 동시에 기억하면서도 구분하지 못할 수 있는 linear하지 않은 ubique한 사람들만 물가의 창가에 앉아 졸음할 수 있다.

  1. 마멍

    오타났어요

  2. 역시나그렇게

    crescendo는 고쳤구요 ubique는 오타 아녜요

  3. Alan Smith

    so, let me rest in peace?? lol

  4. 역시나그렇게

    ㅋㅋ노노 너와는 얼마든지 갈구지 않고도 친할 수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