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eams


The Cranberries

어느날 못생긴 뮤지컬 산신령이 나타나서 저주를 퍼부으며 평생 20곡만 듣고 살아야 할 거라면서 주문을 외우며 List of All the Music in the World를 내민다면 분명 내 20곡에 이 노래를 포함시킬 거다.

 
Dreams
by The Cranberries
 
내 playlist에는 세 가지 버전의 Dreams가 있다: 오리지널, 중경삼림 ost 夢中人, 김윤아 커버. 각각 편곡이나 전체적인 느낌이 크게 다른 것은 아닌데 각각 나름의 매력이 있다.
 
 
Dolores Mary Eileen O’riodan Burton

돌로레스는 여자 보컬리스트로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사람들 중 한 명이다. 처음에 그녀에게 열광했던 것은 가창적인 특징 때문이었는데, Irish folk 느낌의 절제되고 (덜덜 떨지 않고) 깔끔한 목소리와 음을 뒤집는 듯 요들 비슷한 창법에 매료되었던거다. 사실 밴드를 이야기하면서 보컬만 말하는 건 비난받을 법한 일인데, Hogan brothers (guitar/bass)와 Lawler(drummer)가 돌로레스를 애초에 선발하면서 현재와 같은 상황을 전혀 예상하지 못했을 것 같지는 않다. 크렌베리스는 많은 여성보컬밴드들이 그렇듯 돌로레스의 카리스마에 많이 기대왔고, 물론 음악의 특성이 그렇다 하지만 워낙 반복적인 기타 선율과 크던 작던 얌전한 비트로 되어 있어서(Dreams처럼 많은 노래엔 보컬이 쉬는 부분도 없다.. fade out까지 계속 돌로레스가 이끈다) 보컬이 부각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듯하다.
난 사실 그래서 돌로레스나 김윤아 (자우림은 더 심한 홍일점 초부각- – 케이스잖아여) 같이 음색이 독특하고 작곡 능력도 있는 보컬들은 솔로로 열심히 나서주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 듣는 사람 입장에서는. (멤버들의 경우 기껏 띄워줬는데 배신한다는 느낌이 없지 않을 것 같지만) 아니면 Alanis Morissette처럼 애초부터 혼자 나서던지.
 
다시 돌로레스의 목소리로 돌아와서.. 소절 끝날 때 마다 깜짝 놀란 것마냥 살짜쿵 뒤집어주는 테크닉은 정말 일품인거다. 그걸 정확하게 뭐라고 말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단순히 목소리를 “떨거나” “꺾는” 것이 아니라 호흡을 끊으면서 1.5~3피치-_- 높은 음을 뱉는 그 <thing>. 모리셋도 살짝 있고 사라 맥라클렌도 자주 쓴다. 뷔요크는 뭔가를 ‘쓴다’라는 말을 하기 힘들지만 비슷하게 가끔 나오지. 주다인.. 가장 notably는 김윤아.. 많이들 쓰는 건데 왜 그걸 부르는 정확한 말이 없을까.
 
 
王菲 (왕비, 왕정문)
 
항상 봐야지 봐야지 했는데 중경삼림(重慶森林)을 2주 전에야 처음 봤다. 솔직히 말해서 별다른 감흥은 없었다. 기대가 너무 커서 그랬나… 난 뭔가 더 허무하면서 가벼운.. ephemeral한 청춘의 뭔가를 기대했던 것 같은데, 허무하긴 했지만 영화 주제상 허무했다기보다 관람이 허무했다.
 

김윤아
 
김윤아에 대한 포스팅은 또 하겠지만, 괜찮게 소화했다. 자우림의 Dreams 커버는 아주 약-간 성의없게 새로 편곡해서 추가한 것 말고는 거의 똑같아서 별다른 감흥은 없지만 도입부분을 스트링(신디)만으로 조용하게 처리한 것은 원곡에도 해보면 어떨까 싶은 괜찮은 시도였다. 김윤아가 특별히 영어를 잘 한다거나 하는 것은 모르지만 외국 밴드 노래를 커버할 때에 그나마 외국 modern rock에 애정이 있는 국내 팬들에게 거부감이나 ‘그냥 따라한다’는 느낌을 주고 싶지 않아 신경을 꽤나 쓰는 것 같다. 그 점은 괜찮은 센스다. 리메이크에서, 또는 라이브 커버 공연에서 원곡과 똑같은 것을 기대하는 사람은 별로 없지 않아.
  1. 가벼운구름

    엄청 열심히 썼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