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던 게 안 되는 건

되던 게 안 되는 기분을 느껴보세요.
물 속에서 뜀박질을 하는 기분
나로 가득찬 달력이
나와 무관하게 천천히 넘어가는 기분을.
지난달 나를 안다고 말했던 나에게
분필이라도 집어 던지고 빨개진
얼굴을 셀카로 찍어 남겨요.
나는 왜 해마다 나를 안다며
눈 감고 아무데로나 뛰쳐나갈까요.
나는 왜 내 마음이 내 마음대로 안 되는
위기의
순간에
모든
버튼을
팔꿈치로 다 누르고 다
벗어버리고 뛰어내리려 들까요.
나란 놈을 내가 중성화시키고
목줄을 매고 배변을 가르쳤는데
이제는 나를 정면으로 보고 목을 갸우뚱
나에 의한 나의 독재에 금을 냅니다.
자존심이 삭아서
장맛이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