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파시피카 해변에 닿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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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에 일년에 한두 번씩 가다 보니 이제 대충 코스가 생겼다. 두세 친구집 중 한 곳에서 자고, 가는 책방 가는 극장 가고, 새로운 식당 찻집 한 곳씩 가고. 이번에는 Haight-Ashbury에서 자니까 어디든 걸어서 가기 편해서 으레 사서 하는 고생 없이 평안한 시간을 보냈다.

샌호제에서 올라와준 무가식과 함께 세상의 끝(Land’s End)에서 직장의 고충을 나누며 바다를 내려다보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아서, 제니 모건과 나는 토요일 하루 차를 빌려서 Pacifica 해변으로 나들이를 가기로 했다. 운전을 못하는 나는 사과주와 치즈 등으로 소풍식을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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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시피카에서도 조금 더 들어왔더니 오래된 진 양조장이 있고, 그 밑 절벽 아래로 사람이 적은 해변이 보였다. 양조장에서 해변까지 내려가는 길에는 은퇴한 레즈비언 부부가 오전엔 나무와 플라스틱으로 벤치를 만들어 마당에 내놓고, 오후엔 그림을 그리는 그런 집들을 여럿 지나쳤다. 우리는 해가 쨍쨍하길래 나란히 엎드려 살을 그을리다가, 모래밭에 사람이 많아지자 절벽 아래 펼쳐진 돌밭을 맨발로 걸으며 물이 차기를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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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민혜

    사진이 너무 좋아서 매번 구경만 하다가 글은 처음 남기네요ㅎㅎ 카메라 뭐 쓰시는지 물어봐도 될까요?

    1. 김괜저

      반갑습니다! 니콘 D750을 써요.

  2. 어슬렁

    괜저님 저도 매번 구경만 하다가 글을 남겨 봅니다 운동화가 너무 예뻐요… 모델명을 물어봐도 될까요?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