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생일이 지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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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이 지나갔다. NY30NY 프로젝트를 6월 말 내 생일과 9월 초 J 생일을 기준삼아 계획했기 때문에 내 생일이 다가오고 있음을 오래 전부터 느끼고 있었다.

생일 당일은 언제나처럼 일을 많이 했다. 올해 내 생일은 뉴악시 대형쓰레기 버리는 날이었다. 이번에는 지금까지 해 본 이사 중 쓰레기가 가장 많이 나왔다. 소유한 것의 몸집을 50%로 줄인다는 목표를 세우고 과감히 팔고, 버리고, 기증했다. 하지만 계획과 달리 가장 문제인 책은 아직 처분하지 못했다. 어떤 책을 팔고, 어떤 책을 버릴 지 결정하는 데 필요한 시간이 충분하지 않았다. 그래서 갖고 있는 모든 책을 데이터베이스화하는 작업만 한 뒤 모두 임대한 창고에 넣었다. 옷은 정말 많이 기증하고 버렸다. 대학 저학년 때 사둔 색색의 옷은 이제 거의 남아있지 않다. 좋아하지만 너무 낡은 셔츠와 청바지도 눈물을 머금고 정리했다. 어정쩡한 옷들을 잘 빨고 다려서 Beacon’s Closet에 팔았더니 꽤 많이 가져갔다. 지금껏 거의 넝마만 갖다 팔려고 시도하고 퇴짜를 맞은 적이 많았는데, 이번엔 성공이었다.

주말로 늦춰서 생일 놀음을 했다. 낮에는 프로스펙트 공원에서 바베큐를 했다. 눈 가리고 막대기로 수박을 깨고 놀았다. 오대오 축구도 했다. 밤에는 좋아하는 바에 좋아하는 사람들을, 서로 아는지 신경쓰지 않고 마구 불렀다. 파파이스에서 치킨 텐더를 사다가 테리야키와 고추장 소스를 뿌리고 파를 얹어서 나눠먹었다. 친구가 많이 와 주었다. 친구가 많다는 기분이 들어서,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