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말 놓으면 화병 걸리는 사람들을 치유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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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머지 식구들은 여자배구 보러 성남으로 떠났고, 나는 군대 사람들 만나러 홍대로 간다. 군대 사람들은 오랜만에 보는 대부분의 친한 사람들이 그렇듯이 단체로 보는 것보다는 따로따로 만나는 편이 좋지만 시간상 어쩔 수 없으니 술자리가 대체로 반갑다. 난 나이로도 중간이고 계급으로도 중간이지만 대부분 군대 사람들과 피차 반말 또는 아주 편한 존댓말을 쓰는 입장이다. 갑자기 그게 생각난 건 이번주에 어느 체대에서는 신입생들이 시내에서 벌거벗고 얼차려를 당한다고 하고, 오늘은 예원이 이태임에게 말꼬리를 잘랐다가 상욕을 뒤집어썼다고 하는 등 나이·기수문화에 대한 생각이 머리에 많이 묻었기 때문이다. 한국에 오면 상대적 나이에 대한 안 하던 생각을 몰아서 해치우고 가게 된다. 나보다 5살 이상 많은데 친해져도 말 안 놓거나 피차 놓기로 하는 사람은 아주 귀한 이들이기 때문에 마음 속에 목록을 따로 두고 있다. 그들도 사회적 동물인데 내 기어오름 본능이 거슬릴 때가 왜 없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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