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안경을 고민한다.

warbyparker.com

고민 많은 요즘이지만 큰 고민은 풀어놓는 게 간단하지도 않고 굳이 지금 생각하고 싶지도 않다. 고민 내용을 정리하고, 재료를 저울질하고, 좋은 사람들과 술상에 올려놓고 같이 따져보는 일은 충분히 하고 있어서, 지금은 그걸 또 되새김질해 글로 내놓기보다는 행동으로 바꾸어야 하는 때가 아닌가 한다. 지금 다니는 직장을 어떻게 할 것인가, 어떤 사람을 어떻게 만나거나 그만 만날 것인가, 이런 큰 고민들은 일단 넣어두기로 한다. 대신 지금 이 손바닥만한 입력창에 올려놓고 삼백육심도를 넉넉히 돌려보면서 이럴까 저럴까할 수 있는 소형 고민을 꺼내보겠다. 안경이 고민이다.

지금 쓰고 있는 테는 일단 크다. 얼굴 면적이 넓은 편이라 안경알 큰 걸 좋아해서 항상 오버사이즈로 분류되는 것들을 써 오긴 했지만 그 중에서도 크다. 가끔 한국 중학생 친구들 셀카에서 나랑 비슷한 형태의 안경을 발견하고 놀란다. 안 될 일이다. Warby Parker에 비교적 적당한 가격에 무난한 테가 많다고 기억하고 있어서 접속했더니 다섯 개를 골라 미리 집에서 시착해 볼 수 있게 돼 있었다. 각진 테를 쓴 지 오래 되었기에 둥근 테 중에 다섯 개를 골라 받아보았다.

다섯이란 숫자는 아마 사용자 패턴을 치밀하게 연구한 끝에 다다른 값이겠지만, 정말 다섯 개 중 딱 하나에만 구매욕이 들었다. 자비없는 형광등 아래 정직한 셀카 다섯을 찍어놓고 맞대 비교한 결과다. 어차피 월급 들어오고 나서 살 생각이었으므로 잘 메모해두고 주말에 시간이 되면 엇비슷한 Steven Alan 가게에도 들러서 좀 더 봐둬야겠다. 안경은 매번 어렵다.

  1. sharry

    로그인하지않고 글을 비공개하면 자신도 볼수없게되는걸 모르고 한차례썼다가 지웠네요 🙂 요즘 같은 고민때문에 아스토리아 안경원 투어…를 하고있는데 이런 좋은 정보를 주셔서 감사해요! 몇년째 자주 들락날락하면서 괜저님 글 잘 보고 잘 읽고 있어요. 시원하고 좋은 주말되세요 🙂

  2. 김괜저

    감사합니다. 아스토리아의 안경원은 나름 따로 투어를 할 만 할 것 같은데요 🙂

  3. 랭보

    5번..^^

  4. 김괜저

    과연 …!

  5. 이정훈

    4번..^^

  6. 다혈질

    4번이 제일 예쁘네요. ㅎ

  7. 아무개

    비공개 댓글입니다.

  8. 아무개

    비공개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