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펼쳐놓고 먹었다.

그렇게 음식을 해 가지고 마리아 헤르난데스 공원에 펼쳐놓고 친구들과 먹었다. 하지였기 때문에 늦게까지 풀밭에서 먹고 떠들고 놀았다. 풀이 푸르고 바람이 선선하고 각자 가져온 요리와 술이 향긋한데 샌프란시스코로 떠나는 모건 때문에 다들 웃다가 울다가했다. 샌프란시스코에 다녀온 지 딱 일 년인데, 이제 돌아가면 그 때보다 친구들이 훨씬 많을 것이고 가서 할 만한 일들도 있을 것이다. 달력에 기념비를 자꾸 만들어야 궤적을 확인하기 좋다. 즉 샌프란시스코에 한 번 갔으면, 다시 돌아가야만 하는 사정은 자동으로 생기는 것이다.

꼭 큰 기념비만 만들 필요는 없다. 이천팔년에 처음 만난 날 나더러 백바지 입었다고 놀리던 잭슨이 백바지 차림으로 나타난 것을 보았을 때, 매듭 하나를 또 지었음을 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