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개 재밌었다.




잭슨, 에릭, 좌쉬 이런 친구들은 내가 프랑스로 떠나기 직전 반 년동안 잔치에서 가장 자주 마주쳤던 이들이었다. 술 먹고 놀고 춤추고 떠드는 기능이 좋은 친구들이라 모이면 늘 재밌게 놀았지만 낮에는 한 번도 본 적이 없었고 뭐 하는 친구들인지도 한참을 몰랐다. 그 당시에 나는 가는 잔치마다 에클레어 한 봉지를 사 가곤 했는데, 얘네들은 그래서 내가 이스트 빌리지 어느 문 앞에 도착해 부자(buzzer)를 누르면 인터콤으로 썩쎄쓰! 이렇게 함성을 질렀다. 그리고 계단을 올라가면 이미 찬 맥주 한 잔이 기다리고 있었다.

삼 년 후 뉴욕에 다시 돌아왔을 때에 그 친구들은 전부 졸업한 뒤였기 때문에, 그 때처럼 같은 옥상에서 볼 일이 다시 없을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웬걸, 돌아와 처음 간 잔치에서 저들과 그 때 모습 그대로 마주쳤다. 잭슨은 절친인 캐롤의 남자친구가 돼 있었고, 에릭은 이름만 대면 아는 디자이너-일러스트레이터로 진화했지만 어쨌든 똑같았다.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사는 데에 변함없는 얘네들의 모습이 큰 도움이 되었다.

잭슨의 생일에 다들 합심해서 깜짝잔치를 열었다. 1부는 그냥 뒷마당에 바베큐 펴 놓고 친구들을 다 모아 깜짝! 하는 것이었고, 2부는 애견업체에 개떼를 주문해서 거실에 펴놓고 같이 뒹굴며 노는 깜짝! 이었다. 계획대로 잭슨은 1부에서 이미 깜짝 놀라줬지만, 2부에서는 정말 개 깜짝 놀라서 우리 모두는 아주 뿌듯한 기분이 되었다. 개 데리고 온 아줌마가 그러는데 다 큰 애들 잔치에 초대된 건 이 개들도 난생처음이라고. 새벽에 보드카병 깨뜨리며 만난 친구들과 나는 어느덧 일요일 오후를 개들과 뒹굴며 보내고 있구나.











  1. 마말

    it was a dog day afterno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