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요거트 아이스크림으로 다스렸다.

친구들이 참여하는 일을 하면서 친분관계와 업무관계가 엉켜 갈등이 생기는 일이 언제고 일어날 것이라는 예상은 하고 있었지만, 영화로 치면 중·후반부에, 뭔가 좀 해 놓은 게 있고 스트링 징징거리는 음악이 어울릴 때에 일어나야 할 일이 조금 일찍 생겨버린 감이 있다. 예전에 친했던 친구가 신사업에서 소외되었다며 항의해 왔고, 심사숙고 끝에 그 항의를 현명한 방식으로 기각하는 과정을 거쳤다. 사건 전체가 약간 붕 떠 있는 기분이었다. 헤럴드스퀘어 노천탁자에 앉아 돌아가며 입장을 얘기하는 와중에도 나는 그 장면의 영상미에 순간 정신이 팔렸었다.

물론 이 역시 우리의 신생기업이 요즘 급물살을 타고 진척되고 있음을 드러내는 일이었다. 투자 준비는 탈없이 진행되고 있고, 멀리서 보기엔 동아리에 가까웠던 무리의 모습도 조금씩 각이 잡히는 중이다. 무엇보다도 제품에 대한 자신감이 몇 달 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공고해진 것이 가장 큰 발전사항이다. J와 나는 각각 자기 전에 짜파게티와 요거트 아이스크림을 먹는 방식으로 마음을 다스렸다.






  1. 아무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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