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싸이버-친구들은 현물세계에서 만났다.

트위타로 알고 지내던 케이트, 숨겨줘, 오스카 님들의 얼굴을 끝내 보고야 말았다. 한 번은 북소사이어티 근처에서 닭한마리와 함께, 또 한 번은 연남동에서 소룡포와 함께였다. 놀랍게도 그들은 젊고 고운 정상인들로 보였다……. 물론 통의동에서 만난 그들이 진정 내 트위타 시간선에 올라오는 쪽글들의 주인이 틀림없는지, 그렇지 않다면 어떤 특수한 우연의 곱셈을 통해 말 잘 통하는 서로를 만난 완전한 타인들은 아닌지는 끝내 알 수 없는 성격의 것이었다.

통의동에서 만난 그 날은 마침 <DT3 : 더 빨리, 더 높이, 더 힘차게>의 출간기념회가 있는 날이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그 동인 분들 및 연결된 많은 식견있는 분들이 모인 자리도 스치듯 지날 수 있었는데, 그러면서 <도미노> 동인 분들과 다른 필자 몇 분들과도 오랜만이거나 처음 뵙겠을 수 있었다. 이번에 한국에 머무는 기간이 도미노의 발행일과 ‘발행일’ 사이와 겹치면서, 그 분들을 재작년 겨울처럼 자주 볼 수 없는 것이 아쉬웠던 차였다. 다만 은별 기자님과는 위에 언급한 케이트님과 따로 만나 붕괴적인 세계관으로 강남 스팸구이를 즐길 기회가 있었으니 위로가 된다. 그것은 게다가 점심에 msg과의 종로 볶음밥집 접선을 성사시킨 직후였기 때문에 더욱 큰 기쁨이었다. 이 모든 것을 종합해 볼 때, 바야흐로 톨킨 팬보이 시절 이후 처음으로 큰 규모로 싸이버-친목을 현물세계에 구현한 계절임이 분명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