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글 적힌 스웻셔츠를 만들고자 한다.

친구와 BAM에서 영화를 보기로 했다. 마침 거기에 일하는 친구가 또 있어서 한 명은 공짜, 한 명은 할인가에 볼 수 있게 얘기가 되었다. 차이나타운에 수타면 하는 집에서 먼저 만나 꼬리곰탕 비슷한 국물을 들이키고 같이 다리를 넘어왔다. 그런데 지하철이 다리를 끝까지 통과하기 전에 멈춰서는 바람에 영화 시작보다 십 분 늦게야 도착하고 말았다. 경보로 들어와 수줍게 공짜표를 수령하고 지각 입장했다. 공교롭게도 영화 (They Shoot Horses, Don’t They?, 1969) 역시 늦지 않기 위해 숨이 멎도록 경보를 해야만 하는 그런 내용이었다.

그나저나 주인공 두 명이 일종의 극중 간접광고로 입은 스웻셔츠가 굉장히 마음에 들었다. 남색 바탕에 흰 글씨로 Jonathon’s Iron Tonic이라고 앞뒤로 적혀 있다. 사진에는 안 보이지만 팔뚝에는 참가번호 67이 붉은 원으로 붙어 있기도 하다. 이거 만들어 볼까 싶다. 공군 장교 및 생도용 보급 스웨터가 예쁘니 거기에 만들면 좋을 텐데. 얼마 전에는 상관이었던, 현역인 형이 미국 구매대행을 부탁했는데, 보급 스웨터와 비슷하게 생긴 것을 고른 것이 재미있었다.

정말 적당한, 진지함 없는 내용이 아니면 붙이고 다니기 싫어서 글씨 적혀있는 옷이 거의 없는 편인데, 저건 좋다. 아니면 한글로, 뭐 풀어쓰기를 하든 그냥 쓰든 해서, 좀 덜떨어진 내용으로도 만들어 보고 싶다. 쉽게 <춘계 야유회 기념>이나 <무병장수> 같은 거……. 물론 그런 걸 만들었으면 그 밑에 버튼다운 셔츠도 받혀입고 신발도 갈색 구두를 신어야만 한다. 이 정도로 심심할 만큼 겨울에 시간이 많았으면 소원이 없겠다.


참고글 : macrostar님의 <옷 위의 메시지>, FASHIONBOOP

  1. 조랑

    무병장수라고 적힌 거 한 벌쯤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히히

  2. 비로그인

    교회학교 동계 수련회

    000 팔순 기념

    축개업

    여기서 이래서 죄송합니다

  3. 김괜저

    딴 데서 이럴 순 없으니까요~ ㅋㅋ

  4. dwayne

    입춘대길
    수원경찰
    생활관장

  5. 김괜저

    수원경찰 좋네요.

  6. young

    좋습니다

  7. 루아

    좋네요.
    미국사람
    한국사람
    국민학생
    이런 걸 박아서 티셔츠라도 만들어 볼까 싶어요.

  8. 김괜저

    헉 ㅋㅋ 별 거 아니었습니다

  9. 아무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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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김괜저

    Lam Zhou Noodle이라고 아주 허름한 수타면집입니다.

  11. 아무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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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아무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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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 아무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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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 아무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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