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뉴-헤이븐에서 친구들은 못 봤지만 쏠쏠했다 하겠다.

천고마비의 계절을 맞아 명문 예일대학교와 인근 뉴-헤이븐 지역을 별 일 없이 사는 누나의 초대로 방문였다. 그녀의 간곡한 초청으로 성사된 이번 방문은 한나절의 짧은 일정으로 인해 예일에 있는 동창들(특히 HM, DH, CH…)은 만날 수 없었던 점이 한계로 남았다. 미안하게 됐는데 뉴-헤이븐이 그리 멀지 않다는 것을 체감하였으므로 다음 기회에 꼭…….

예일 미술관이 이리 좋은 지 이제야 알았다. 누나는 미술사 전공인데, 처음 수십명이 모인 자리에서 만났을 때 나는 별다른 이유 없이 미술사 전공이라는 자기소개에 환호를 하였고 (아마 현대미술 수업을 듣던 무렵이었던 것 같다) 이를 계기로 친해져 이제는 넷플릭스 계정을 빌려주는 돈독한 사이가 되었다. Arrested Development 두 편을 쾌적하게 강당에서 관람했다. 햄버거를 발명했다고 주장하는 일종의 원조 할머니집 같은 곳에서 ‘가볍게’ 점심을 먹었고, 짭짤하게 조갯살을 올린 피자가 유명한 곳에서 짭짤하게 조갯살을 올린 피자를 저녁으로 먹었다. 그 사이 아이스크림도, 커피도 다 다른 곳에서 먹었으니 몇 시간을 보낸 것 치고는 쏠쏠했다 하겠다.

미술사 건물 옥상에서 마을과 별을 보는데 며칠 사이에 날이 많이 쌀쌀해졌음을 느꼈다. 이번 여름은 다른 어떤 해에도 비슷한 느낌을 낼 수 없을 그런 계절이었다.

  1. 마말

    넷플릭스 계정을 공유하는 사이라니!!!

  2. 김괜저

    어쩌다 보니 … 너도 공유 해주랴?

  3. 따뜻한 맘모스

    어떻게 이렇게 사진을 찍어도, 별 거 아닌 피사체들을 이리 담으시는지. 대단하시네요

  4. Rose

    아. 별이빛나는 밤이다

  5. 아무개

    비공개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