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전날 술을 늦게까지 마시고, 새벽 네 시에 출발해 가까스로 위령미사에 참석했다.

파리에 있는 동안 쓴 글에 Y의 어머니 Grace의 이름이 여러 번 나온다. 셋이서 같이 외식을 하기도 했고, 우리가 계획했던 헝가리 여행이 바보같이 무산되어 망연자실해하고 있을 때 독일의 친척들 집으로 초대해 주기도 했어서, 파리 친구들에게는 은인이었다. 그 분은 작년 오늘 돌아가셨다. 그리고 당신의 딸 뿐 아니라 우리 모두가 서로에게 주어지는 감정의 짐을 나누고 기대는 방식을 여러모로 바꾸어놓았다.

롱아일랜드 북동쪽에 있는 Port Jefferson 근처가 Y가 태어나고 자란 동네다. Y의 아버지, 동생과 친척들 그리고 나를 포함한 가까운 친구 네 명이 주말동안 같이 있었다. 나는 전날 다른 일로 술을 늦게까지 마시고, 잠도 없이 새벽 네 시에 출발해 일곱 시에 도착해 가까스로 위령미사에 참석했다. 그리고 다함께 거실에서 홈 비디오를 보고, 산책을 나가고, 아이스크림을 사 먹었다. 짐 캐리가 나오는 영화를 보았고, 뒷뜰에 난 오소리 발자국을 따라가보았다. 부둣가에는 라디오 공개방송 같은 걸 하고 있었는데, 무너져내리는 얼굴을 한 여자가 쉰 목소리로 노래를 불렀다. 우리는 그 소리를 흉내내면서 집까지 걸어서 왔다.

산소는 비석도 없이 그냥 네모난 자리였는데, 그 위에 풀도 아직 자라지 않아 무척 허전해 보였다. 대신 그녀가 가꾸던 뒷뜰에는 지붕까지 큰 잡초들이 빽빽히 들어차 뽑을 엄두가 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