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단맛을 보았다.

샌프란시코에 좀 머물다 오겠다는 생각을 했던 건 사실 새로 시작한 일 때문이었다. 나름 테크 쪽 일이니, 자연히 실리콘 밸리의 달달한 공기는 무슨 맛일까 궁금했던 것이다. 요번 시대에 미국에서, 어쩌면 세계에서 젊어서 부자가 될 수 있는 길이 유일하게 아직도 트여 있는 산업인 테크……. 그 물을 타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게 아니라 (그러기엔 좀 늦었다), 그 물 마시며 사는 사람들의 관상을 보고 싶다는 호기심이 더 강했다. 월가에서 돈 쓸어담는 친구를 만나서 얘기를 해도 피로하고 씁쓸한 맛이 느껴져서 견딜 만 한데, 여기는 그냥 세상이 사탕맛, 엄청난 낙관으로 가득하니 어찌 신기하지 아니한가.

비교적 신생기업에 재직중인 친구를 먼저 만나 얘기를 들어보니 역시 분위기가 좋다는 게 말 한 마디 한 마디에서 쓱쓱 묻어났다. 그 뒤에 만난 친구들도 마찬가지였다. 구체적으로 우리 상황에 조언하는 내용은 조금씩 달랐지만, 하나같이 앞서 말한 긍정적인 기운을 불어넣어주었다. 그 긍정의 기운은 아주 쨍쨍한 날을 잡아서 Palo Alto에 위치한 페이스북에 방문했을 때 절정에 다했다.

마당에는 공용 자전거가 드문드문 서 있고 인턴들이 인턴입니다 티셔츠를 입고 Wave 보드를 타면서 술래잡기하고 놀고 있었다. 「저거 타고 있으면 인턴이야,」온하가 말했다. 기념품점은 어마어마한 양의 후드티를 색깔별로 쌓아놓고 팔고 있었다. 밥 얻어먹고 커피 얻어먹고 아무데나 앉았다. 온하를 마지막으로 본 건 고맙게도 청주에 내 면회를 와 줬을 때였다. 또 고맙게도 스탠포드에서 나 차 태워주러 와 준 윤석이와 셋이서 언제까지 이렇게 평온할까, 그런 얘기를 했다. 방문자 명찰을 반납하기 직전, 피해갈 수 없는 이런 사진도 찍었다.

  1. Hyun

    김성민 잘살고 있는거같아서 보기좋네..ㅎ 니 Tour America 리스트에 뉴헤이븐도 추가하란말이야. 여기오면 내가 또 갈릭난 많이사주께ㅋㅋㅋ

  2. 김괜저

    넌 언제 뉴헤이븐 갔니 …ㅎㅎㅎ

  3. 전푸로

    광고계에 입문해 보는게 어떻겠나

  4. 아무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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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아무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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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아무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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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아무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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