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술 한잔씩 하고 글 읽고 수다 떨었다.

비가 많이 내리던 열흘 전 저녁에 문예창작 선생님 Marcelle 집에 이번 학기에 그가 가르친 학생들 중 열다섯 명 정도가 모였다. 마지막 수업 다음날이었다. Marcelle은 학기 동안 억누르고 있던 편애를 마음껏 선사했다. 술 한잔씩 하고 나서 돌아가면서 각자 예전에 쓴 짧은 글을 읽고 짝짝짝 박수쳤다. 대부분 졸업생들이었던 우리는 동쪽 강과 루즈벨트 섬이 20층에서 내려다보이고 구석구석이 책으로 들어찬 이 멋진 집에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떠들고 놀았다. 모두 <위대한 개츠비> 영화에 대해 한 마디씩 할 말이 있었다. 거의 한달째 어딜 가든 개츠비 얘기를 하고 있다. 이런 건 좋대도 지는 거고 싫대도 지는 거라 다들 적당한 타협점을 찾기 위해 고심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생존해 있는 사람들 중 한 대여섯 명만 열심히 좋아해도 일년 내내 바쁜데, 다들 지치지도 않고 죽은 사람들까지 쫓으며 귀를 쫑긋 세운 채 살아가는 모습이 참 재미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