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호랭이에게 뒤따라 잡아먹혔다.

간밤에 꾼 꿈에 엄마가 나와서 호랭이에게 잡아먹히고 나도 따라들어갔었다. 일어나니 역시 조금 추웠다. 그 때문에 겨울 외투를 입고 나갔으나 이미 여름이 된 밖에서 종일 더위를 느꼈다. 엄마는 씹어먹는 비타민 괜찮은 거 있으면 사서 보내라고 문자를 보내왔다. 봐 둔 게 있다. 부모에게 건강을 선물하려면 속 안 썩이는 게 좋지 비타민으로 뭐가 될까. 엄마는 내게 국제전화를 하면 된다는 걸 잊어버렸는지, 이틀간 카톡도 문자도 안 돼서 속이 탔다고 했다. 호랭이에게 잡어먹히진 않았어, 그래. 엄마는 나를 무장해제시킬 수 있는 유일한, 무조건적인 존재, 요즘 얘기론 장미칼같은 존재다. 나를 가장 속속들이 알고 있는 사람이지만 그걸 조금도 변명으로 삼을 수 없는 무서운 상대. 내가 나에게 무한대의 기대를 걸 때, 엄마는 어떻게든 그 무한대에서 벗어난 단 하나의 작은 기대를 걸어 나를 또다시 무너뜨린다. 엄마, 하지만 무한대인걸. 아들, 무한대가 다가 아니야.

  1. 제이 정

    장미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 김괜저

    하나 갖고 싶은데 그치

  3. B급

    눈부신게 맑은 날이었나봐요.

  4. 김괜저

    맑고 바람이 많이 불었던 날이었습니다.

  5. 에밀리

    트윗에서 ‘혼자사는 남자치고 깔끔한 성격이 아니라 그런 성격이라서 혼자 사는걸지도’ 라고 하셨는데 어머님만한 분이 안보여서 그러실지도요 🙂

  6. 김괜저

    헉 어머님만한 분 … 이요 ?

  7. 에밀리

    어머님 만큼 괜저님을 무장해제 시키실 수 있는 괜찮은 분 이라는 의미였는데 이제보니 뭔가 이상하네요 ;;; 음;;

  8. 바나니

    부모님께 드릴 괜찮은 비타민이 뭔지 여쭤도 될까요?

  9. 김괜저

    한국에서도 구할 수 있는 평범한 씹어먹는 종합비타민제입니다. 이름이 기억이 안 나는데 꽤 알려진 것인 듯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