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보스턴 가는 버스를 놓쳤고 구글 리더는 없어졌다.

보스턴 가는 버스가 여덟시 십분이었는데 왠지 여덟시 반으로 알고 있었다. 십오분 쯤 도착해서 느긋하게 기다리며 포장마차에서 커피랑 치즈 대니쉬까지 사서 아침으로 먹고 있다가 표 받는 아저씨한테 병신 취급을 당했다. 다음 버스가 아홉 시간 뒤에야 있대서 표를 포기하고 다른 버스를 새로 예약해야 했다. Penn 역도 가까운데 홧김에 기차를 타 버릴 까 했지만 십오만 원이 넘길래 자제했다. 사 년 만인가 오 년 만에 와 보는 Jabits Center. 천적 마말과 일 학년 때 국제 오토쇼 보러 온 이후 처음이다. 올해 오토쇼도 몇 주 안 남았다. 오늘은 안경 박람회가 한창이었다. 안경을 반짝반짝하게 닦아 갖고 나왔다.

새로 잡은 버스도 두 시간이 남았다. 영화를 보기는 약간 애매하고 돌아다니기엔 가방이 워낙 무겁고 새벽까지 놀아 잠이 부족했고 이른 아침이라 연 곳이 많지 않아서 지난 번 Ella와 남자친구를 만났던 Culture Coffee에 왔다. 이 근처 커피집 치고 정말 기특하게 괜찮은 곳이다. 홍초처럼 시큼하고 달지 않은 시뻘건 오렌지 차를 마시고 있다.

Google Reader가 끊긴다는 소식은 날벼락 같았지만 결국엔 나와 RSS를 강하게 만들지 않을까 싶다. 구글을 좀 더 떠나 있을 수 있어 잘 됐다. 우리 학교 전자우편도 지메일, 전자문서도 구글독을 쓰다 보니까 좀 지겹다. 더 편한 읽기 도구가 많았지만 연동이 편해 구글을 주로 썼던 것이 사실. 지금처럼 무식하게 J 연타해 넘기며 읽던 습관을 조금 교정해 보다 선별적 구독을 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그러나 이제 Feedly도 같은 단축자판을 제공한다…….)

  1. 카방클

    지금 미국이시군요!

  2. 김괜저

    어디신가요

  3. 마말

    고생했다!!

  4. 아무개

    비공개 댓글입니다.

  5. 아무개

    비공개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