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눈 온 사진은 별로 안 찍었다.

자기가 예전에 일하던 커피집 티셔츠를 그대로 입고 커피를 내리고 있는 나이 지긋한 직원이 있는 Seward 공원 근처의 커피집 구석에 앉아서 두 시간쯤 글을 썼다. 눈이 오니 아이들이 보채서 나온 듯한 부부는 눈곱을 떼면서, 아이들이 있으니까 가능한 과시형 행복을 눈흙으로 더럽혀진 바닥에 쫙 뿌려놓았다. 아이들은 집에서 가져온 눈 장난감과 커피집에서 쓰는 눈삽을 다 가지고 나가서, 새벽 내내 누군가 도로변으로 밀어 놓은 눈을 열심히 원상복구시켰다. 애들이 갖고 노는 눈삽은 군대에서 쓰는 눈삽과 정말 똑같이 생겼다. 그러니까 눈을 가지고 노는 게 아니라 제설을 하면서 놀게 되어 있는 것인데 국내 도입이 시급하다.

그 옆에는 할아버지와 고등학생이 앉아서 SAT 공부를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SAT 과외를 수십 번 지켜본 입장에서, 당연한데 신기한 지점이 많다. 예를 들면 motley란 단어 뜻은 아는데  49 는 모른다는 것. 또 다음주가 시험인데 오늘 만나고 과외 땡이니 일주일 동안 혼자 열심히 해보라는 것.

마지막으로 내 오른쪽 자리에는 나와 상당히 상황이 비슷해 보이는 친구가 앉아서 학교 수업을 위해 시를 쓰고 있다. 전화로 친구에게 조언을 구하면서 시를 쓰고 있다보니 자연스럽게 내용을 듣게 되고, 마침 시인이 나오는 글을 쓰고 있던 내게는 적잖이 도움이 되고 있다. 그러니까 관심만 가지면 다 연결되어 있다는 손쉬운 결론. 아, 부부를 포함 방금 등장한 인물들은 할아버지 빼고 모두 여성이라는 점 빼 놓으면 안되겠지.

  1. 소소

    보스턴은 눈 때매.. 뉴 잉글랜드 눈 좀 제발 그만 내려라아아아아아아아아

  2. 김괜저

    여긴 거기에 비하면 진눈깨비

  3. 아무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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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아무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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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아무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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