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다음과 같은 계획 아래 짐을 싸고 있다.

<도표 1> 운송편 및 필수도에 따른 짐 분류

오늘은 온전히 짐 싸는 데에 보냈지만 모든 것을 꺼내 널브러뜨려놓는 것으로부터 시작하기 마련인 바, 아직 극히 일부만 완료했다. 위 도표와 같이 다섯 종류로 분류해 싸고 있고, Clear(목록 앱)에 각 가방과 상자 목록을 하나씩 만들어 들어가는 물건을 일일이 적어놓고 있기까지 하다.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는 1 매번 귀국·출국 때마다 어디에 뭐 들었는지로 씨름하는 것에 신물나서, 2 당장 도착해서 살 곳이 없는 상태고 구할 집에 얼마나 오래 머물지 몰라 택배를 그대로 쌓아놓고 살 가능성이 있어서, 3 성격상 이런 재미가 있어야 오히려 일을 빠르게 할 수 있어서 등이다.

그래도 「이건 마땅히 가져가야 해」 목록에 들어가는 것들이 많이 줄었다. 옷가지도 안 입는 것들을 이 나라 저 나라 싸매고 다니던 버릇을 좀 고쳤고, 책과 잡지도 정리했다. 특히 이제 집에서 함께 사용하게 된 내 예전 주방용품, 인쇄기 같은 전자기기 몇 개 등은 대부분 그대로 두고 간다. 물건 욕심이 많은 이 사람에게 잔 하나, 그릇 하나로 이 년을 해낸 군생활은 괜찮은 영향이었다. 하지만 군에서도 책 욕심은 못 고쳐서, 기무대에서 감찰 같은 것 오면 「자넨 책에 깔려죽겠다」 소리를 여려 번 들었다. 영어 책을 전방에 배치했기 때문에 무슨 책들인지는 크게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지나갔다.

  1. 제이 정

    난 왜 ‘마’가 가장 기대될까요?ㅋㅋㅋ

  2. 김괜저

    제일 쓸 데 없고 멋있는 건 다 <마>에 있지

  3. novlike

    j’adore!

  4. 김괜저

    Merci bien !

  5. Jacopast

    도미노 찾다가 트위터 보고 여기까지 다시 왔습니다. 예전에 apc 아웃렛이라는 일말의 정보로 마누라에게 칭찬받았던 덕에 또 뭐 없나… 했는데 군대까지 다녀오셨군요. 어서 오세요, 아메리카.

  6. 김괜저

    APC Surplus 가 본 것도 2년 반 전이네요 … 서둘러 갈게요.

  7. 아무개

    비공개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