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쭉 어리고 싶다.

비염은 아직 있다. 목소리가 데미안 라이스다. 좋다고 피아노 치면서 <미안해요> 같은 노래를 불렀다. 진짜 미안하게 들린다. 집 피아노는 소리가 무거워서 노래 부르면서 치기에는 최악이다. 전기주전자를 옆에 두고 물을 계속 데워 마시고 있다. 대선날부터 아팠는데, 그 날 나와 비슷하게 골골거리면서도 얘기하느라 밤 늦게야 집에 간 권형은 상태가 더 안 좋은가보다. 어제 부대 사람들 모임을 했는데 형은 못 나왔고 나는 다행히 많이 괜찮아져서 (또 내가 모으고 장소를 준비한 탓에 당연히) 나갈 수 있었다. 전역하고 처음 보는 D’wayne 형님부터 아주 내 군생활 전반기를 함께한 주요 인물들이 많이들 왔다. 음식 양 조절에 실패해서 약간의 낭비가 있었다. 당직실에서 모여서 잔치 하듯이 옛날 간부들, 타대 전우들로 노가리 까면서 조촐하게 놀았다. (만원짜리 치즈를 거의 안 먹어서 내가 챙긴다고 가방에 넣었는데 사진기와 정면으로 밀착하는 사고의 여파로 지금 토키나 렌즈는 분해 세척을 앞두고 있다) 그리고 비보이 맞후임 Trix가 오늘 전역을 했다. 부대 문을 막 나선 시각에 통화를 했더니 해방감이 파동으로 곧장 전달되었다. 나의 민간감(民間感)도 재증폭되는 기분이었다.

아, 계속, 쭉 어리고, 갓 전역했고 싶다! 영영 감개무량하고 늘 실실 쪼갰으면 좋겠다!

  1. tropos

    젊음은 오래 거기 있거라!
    메리크리스마스입니다:)

  2. 김괜저

    새해 복도 많이 받으세요

  3. ㅋㅋㅋㅋㅋ사진이쁘당

  4. 김괜저

    사람들이 이쁨

  5. Limccy

    목소리가 데미안 라이스라니.. 항상 표현이 참 좋습니다.

  6. 김괜저

    그게 정말 데미안 라이스여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