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따뜻한 물을 많이 마시고, 밤에는 가습기를 틀고 주무신다.

뭔가가 「돼 버렸다」고 느낄 나이도 상황도 아닌데 그런 기분이 좀체 가시질 않으니 아랫니만 치실 쓴 것처럼 거슬린다. 나 말고 다른 환자를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동네 이비인후과에서는 딱 1초씩 코구멍을 훑고 가벼운 비염이니 약 먹고 따뜻한 물 마시다가 월요일에 오라고 했다. 지난 번에 귀에 물 차서 갔을 때에도 비슷했는데, 분명 진료 외에 따로 심취해 있는 분야(드립커피라거나, 리니지라거나)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녁 약은 졸음 오는 약이다.

연말에 송년 모임도 있지만 십이월에 생일이 굉장히 많다. 81년에 통행금지가 풀리기 전에 성탄 전야와 31일이 유일한 예외였다고 하는데 그 전에는 아마 성탄절이 생일인 분들이 좀 많지 않았겠나 싶지만 내 세대에 맞는 설명은 못 찾겠다. 세주 생일이었던 저번주에는 잔치가 있어서 잠깐 다녀왔다. 오랜만에 만난 사람들도 많았다. 언제부턴가 고등학교 동창들을 만나야 비로소 연말이구나, 한다. 그나저나 안트러싸이트에 필요하지는 않지만 아까운 물건 하나를 두고 왔는데 찾으러 가야 하나…….

  1. 김괜저

    9개월을 까먹은 나는 바보인가…….

  2. 김괜저

    9월 25일이 생일인 분께서 지적해주셨습니다. 감사합니다ㅎㅎ

  3. 아무개

    비공개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