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맥주 세 잔 했다.

훈련소 동기 JK를 만나서 맥주 한 잔 했다. 유학생들에게는 피터팬 컴플렉스라는 건 몽고반점처럼 태생적인 것이라 그런 기운이 싹 없는 친구를 만나는 건 매우 건강해지는 기분이다. 그 어떤 자조도 없이 미래에 대해서 얘기했다. 그리고 프랑스어를 배우겠다는 말에 좀 기뻤다. 프랑스어는 자아에 실로 엄청난 짓들을 하기 때문에, 그것에 굴복하지 않을 수 있는 사람들이 더 많이 배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훈련소 동기 고태를 만나 맥주 한 잔 했다. 내가 남에게 재밌겠다, 멋있다, 부럽다 하면 얼마만큼 진짜로 느껴지는지 모르겠다. 약수에 있는 작업실에 모여 산다고 한다. 내가 와 보면 정말 좋아할 것이라고 했다. 애석하게도 이런 추측은 대부분 맞다. 아, 사실 맥주 두 잔 했다. 다시 갈 것 같지는 않은 식당에서 한 잔, 새로고침하러 Diner Pub에서 한 잔. 다음에는 약수로 불러준다고 한다.


DOMINO 회의가 끝나고 저녁을 먹고 와서 맥주 한 잔 했다. 본가에 너무 가까운 얘기를 어떤 식으로 쓸 수 있을지 생각하고 있었다. 내가 속한 것들에 대한 담화를 내부에서는 거의 전혀 이룰 수 없는 상황은 그 자체로도 재미있긴 하다. 나는 이 지점에서 발생하는 마찰력으로 터빈을 돌려 <넓은 스펙트럼> 같은 것으로 발전(發電)하고 있었는데 점점 효율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아직 나는 아무거나 좋아할 수는 없다. 덧붙이고 비틀고 참조할 능력이 모자라니 큐레이션에 당분간 계속 목숨을 걸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1. Y

    역시 JK는 Guiness군ㅋ

  2. 김괜저

    만날 때마다 기네스만 마신 듯

  3. H

    Y는 양인가?ㅋ 형이 좋은 곳 데려가줘서 이제 나도 자주 갑니다.

  4. 아무개

    비공개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