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연희동 성당의 미사곡이 어려웠다.

연희동 성당에서 외가 식구들이 모이는 미사가 있었다. 홍대입구에서 걸어가는 짧은 시간동안 비가 내려서 모자가 다 젖었다. 재작년 성탄절에 부대에서 간 이후 처음 성당에 갔다. 그래도 기도문은 술술 왼다. 다만 청년부도 아닌데 미사곡이 엄청나게 신세대여서 (32분음표가 나온다) 따라가는 데 애를 먹었다. 외할아버지 할머니 기일이 십일월에 모여 있어서 다음주에도 한 번 갈 것이다. 십일월엔 엄마와 동생 생일도 몰려 있어 (양력 동일이다) 식구들이 모일 일도 많은 달이다. 수능을 보고 나온 동생들을 배불리 먹이는 자리로 이어졌다. 응암동에 좋은 의미에서 집밥 같은 정식집에 갔다.

딕따가 고등학교 때 다니던 성당 수녀님을 뵀는데 내가 신학대학에 가지는 않았느냐고 물으셨다고 한다. 종교사회학은 재미있게 공부했다는 말로는 충분치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 당시 강론 대신 신학개론 수업을 해 주신 신부님의 영향은 정말 많이 받았다. 종교에 대한 생각은 엄마와 나 모두 몇 년에 걸친 큰 회전을 하고 있는데 지금은 같은 방향으로 보여도 종착점은 꽤 다르리라 생각된다.

  1. Y

    32분음표가 아니라 36분음표?

  2. 김괜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