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개방형 주방을 운영한다.

4년 전

요즘 내 내면에서 뭐랄까, 발전이라고 할 수는 없고, 가까운 동네로 포장이사 비슷한 것이 진행중인데 이에 대해 뭐라 할 만한 말이 없었다. 더 어렸을 때 썼던 걸 보면 무진장 장황하고 친절하게 늘어놓던데 이제 잘 안 된다. 아무리 생각해도 병이 가신 건 아닌데. (「내 몸을 내가 알지」)

자꾸 주위에서 호응해 주는 면목을 쓰다듬으면서 지내게 된다. 이렇게 써 놓으니까 더욱 딱하다. 블로그 탓도 있다. 블로그가 없으면 내가 달라진다는 말은 아니지만, 사회성의 일정 부분(별 생각 안 해도 되는 부분)을 여기에 외주 준 처지이다 보니 블로그가 없었으면 굳이 안 할 짓, 안 할 생각을 할 때도 있고 그 반대일 때도 있다. 이게 뭐냐? 낸시랭처럼 살고 있다. 즐겁다는 게 더 심각한 문제.

내가 잘하는 게 자기포장라고 한 적이 많다. 문제는 그것도 반만 맞는 말이 되었다는 것이다. 포장을 곧잘 하는 것은 맞는데 그걸 오래 본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밑천이 당연히 드러나고 점점 조리과정이 공개되기 마련이다. 그리고 포장은 귀여운 허세까지만 해야지 자기도 속아넘어가는 가식은 곤란하다는 걸 알기에, 이내 솔직한 자애를 표방하며 개방형 주방을 운영하게 된다. 그렇게 좀 지나면 내가 나를 감싸는 방식이 만천하에 공개되면서 한두 마디의 포장, 이삼십 분의 포토샵 같은 것으로 가릴 수 없는 진정한 정체가 드러난다. 내 블로그로 날 오랜 시간 본 사람들 중 어떤 분들은 이 정도에 이르러 (읽는 걸 집어치우지 않았다면) 귀여운 동생이나 흥미로운 환자를 보는 마음이 되었을 것이 분명하다. 그렇게 남았다면 다행이지만 그 과정에서 정 떨어져 나간 사람들의 비율이 궁금하다. 붙잡을 수 있지 않았을까?

  1. Y

    정안떨어졌음요. 딱 좋음.

  2. 김괜저


  3. 마말

    전역기념으로 스피드레이서 복장한줄 알고 살짝 기대했는데 아니었군

  4. 매화향기

    이글 주인공인 그대여 감성적인 귀여운 동생도 아니고

    딱딱하고 관계없는 흥미로운

    흥미로운 환자도 아닙니다.

    그대의 색감과

    그대의 글에 이끌려 댓글을 쓰게 만드는 대체 누구요?

  5. 아무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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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아무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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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아무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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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 아무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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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아무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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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아무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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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2. 아무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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