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방을 잠시 내 것으로 만들었다.

김씨스터의 방을 내 것으로 만든지도 일주일 되었다. 동생을 위해 만든 침대와 책장은 내가 먼저 잘 쓰고 있다. 김괜저 병장이 나에게 부친 택배는 보급과표 A4 상자로 꼭 10개, 증식 떡상자로 1개에 달했다. 상자는 버리지 않고 내용물을 분류, 정리해서 침대 밑에 수납했다. 다른 짐들, 특히 책과 잡지, 사진기, 서류, 가방 일체는 책장이라기엔 깊어 좋은 책장에 넣었다. 서재와 이 방에 흩어져 있던 컴퓨터 주변기기들도 전원연장선 몇 개를 추가해서 깨끗하게 정리해 모았다. 고장난 탁상전등도 고쳤다.

가장 잘 한 짓은 서재에 있던 미제 접이책상을 방 한복판에 놓아 작업상으로 만든 것이다. 손으로 만드는 것들이 가짓수나 규모 면에서 점차 커지면서 공간이 꼭 필요했다. 게다가 컴퓨터와 주변기기를 놓은 책상은 워낙 섬세하게 배치해 놓았기 때문에 싹 치우고 다른 일을 한다는 것이 괴롭던 차였다. 옷을 쫙 진열해 놓고 거기서부터 출발했던 오 년 전 내 방과 비교하면 많이 실용적으로 변했다. 자취 때와 결정적으로 다른 것은 누가 찾아올 방이 아니라는 점이다. 작업대 탁상전등은 밤에 책 읽을 때에도 쓴다.

  1. James

    방에 스탠드가 많네요. 왠지 조명만으로도 분위기가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좋네요.

  2. 김괜저

    어쩌다 보니 많아져 있습니다.

  3. j

    스탠드들이 다 멋지네요. 사진의 저 방은 정리정돈 잘 된 실용적인방, 제 방은 치워도 저렇게 안된다는게 문제지요.

  4. 김괜저

    자세히 보면 전혀 정리정돈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5. 아무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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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아무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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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아무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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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아무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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