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팔락 파니어를 만들었다.

통밀가루로 차파티를 부치고 우유 끓여 파니어까지 굳힌 할 거 다 한 팔락 파니어다. 반죽을 좋아하는 편이 아닌데 워낙 간단해서 무리 없이 구웠다. 남은 반죽은 다음날 펴서 피자 해 먹었다. 휴가 나오면 한 끼 정도 요리 해서 부모님과 먹는데 면류나 고기류가 질리다 보니 채식으로 생각한 게 팔락 파니어였다. 용산에서 먹었던 것처럼 파니어 대신 두부를 구워서 넣을까 했는데 2리터들이 우유가 할인 행사중이길래 그냥 만들었다. 라임즙이 남아서 그걸로 분리했는데 라임 맛이 생각보다 많이 남았다. 완전 시퍼런 색을 내고 싶어서 양파 외 다른 야채는 안 넣었고, 시금치도 아주 살짝만 데쳤다(무쳐도 될 정도). 너무 죽 같은 게 싫어서 갈아 넣은 재료 비중을 낮게 했다. 미당 요거트를 넣었다. 향신료는 가람 마살라에 칠리가루를 더 넣었다.

뉴욕에서 쓰던 개밥그릇 모양 그릇을 오랜만에 썼다. 개밥그릇만큼 무거운 게 함정이지만 청순하고 쓰임새가 많다. 포도주도 아빠와 한 잔씩 했다. 코코넛 가루도 많이 남아 처치해야 되는데 다음에는 동남아식 새우 커리를 해야겠다. 마늘을 통으로 썰어서 넣을까 한다. 요새 좋은 가염 버터가 있어서 배고플 때 양파와 버섯만 버터에 볶아 먹곤 하는데 이제 이게 슬슬 질리면서, 양파보다 마늘맛이 땡긴다.

  1. kay

    항상 사진도 좋고 글도 좋아 놀라는데 요리솜씨까지!!!!

  2. 아무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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