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준기만큼이나 흑맥주 좋아한다.

말년 휴가중인 동기 준기를 만나 기네스를 흡입했다. 한 잔 사면 한 잔 더 주는 데가 있어버려서……. 굉장히 구체적인 무역업에 종사하시는 아버지 일을 돕고 있다는 준기랑은 관심은 있지만 딱히 얘기할 사람이 없었던 조명 및 인테리어 분야에 대해 할 얘기가 많아서 좋다. 물론 그보다 기본군사훈련단에서 같이 화장실 청소할 때 우리 어학병인데 아무 얘기가 없네 어떻게 되는거지 하며 근심을 나누던 역사가 있어 만나면 자동 편안하고 군생활이 막바지에 접어들었음을 실감케 된다. 아니 내가 뭘 했다고 전역이야…….

양껏 맥주 먹고 나오는데 준기가 샌드위치 하나를 지금 먹어야겠다고 했다. 술 취하면 먹고 싶은 게 꼭 있다. 뉴욕에 있을 때엔 팔라펠이었고 파리에서는 양송이 에멘탈 크레프였다. 서울엔 늦은 시간까지 여는 커피집이 많아 항상 술 마시면 커피를 마셨는데, 건강에 나쁜 습관이래서 요새는 잘 안 한다. 대신 하늘보리를 먹는다. 어쨌든 시간이 그리 늦지 않아 파리바게트에서 새우튀김샌드위치를 발견했다.

맨 위에서 세 번째 사진은 어둡게 한 구석이나 색상균형 전반이 사진기 처음 샀을 당시의 느낌과 비슷하다. 플리커 계정을 2년 더 연장했다. 그때까지 안 망하고 살아있을지 조금 불안하기는 하지만……. Flickery를 이용하면 사이트를 방문하지 않고 웬만한 일을 훨씬 편하게 다 할 수 있다. 플리커를 단순히 사진 저장/참조용으로만 쓰는 나 같은 사람에게 딱 맞다. 게다가 얼마 전에 외장저장장치 중 하나가 복구불가로 맛이 가는 대형사고가 있었는데, 거기에 있던 2007~2008년 사진 원본 일부가 날아가버렸을 때에도 플리커에 저장해 놓은 원본과 동일안 크기의 보정본이 있어 어지간히 복구할 수 있었다. 이런 교훈으로 삼아서 미안하지만 오스깔이 고3때 찍었던 사진들을 몽땅 손실한 사건에 지켜보던 나 역시 충격을 받아서 그런지 두 개, 세 개의 예비본 분산 보관은 선택이 아니다.

  1. 아무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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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아무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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