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더 좋은 침대를 만들었다.

Google Sketchup으로 설계도까지 그려가며

김씨스터는 일 년 넘게 바닥에 매트리스만 덜렁 놓고 살고 있어 주위의 안타까움을 사고 있었다. 물론 접이식에서 자는 나보다는 나았지만 그래도 보기에 가련하게 느껴져서 이번에 외국에 나가 있는 동안을 틈타 하나 만들어주었다. 뉴욕에서 만들어 반년간 문제없이 잘 썼던 경험을 살리되 홧김에 동네 철물점에서 사 온 목재로 아무데나 대충 박아 만들었던 그 때와 달리 제법 오래 쓸 수 있게 재단 주문한 가구용 목재를 정공법으로 조립하여 만들었다. 바보같이 매트리스 길이를 5cm 정도 작게 측정하는 바람에 머리맡 판은 설치할 수 없게 되었다. 가문비나무와 소나무로 만들어 창백한 게 마감액을 바르는 둥 마는 둥 해도 깔끔하니 보기가 좋다. 철물과 접착제를 여유롭게 사용하여 안전을 강조했다.

한국에서 나무를 사는 건 무척 쉽다. 인터넷으로 주문하면 재단과 간단한 공정까지 저렴하게 해결해 주고 내가 이용한 곳에서는 재단비 약간만 내면 재단한 최종길이에 해당하는 길이만 산정하여 내면 되어 재료값을 많이 아꼈다. 부자재 공구 일체도 같은 곳에서 판매하니 퍽 편리했다. 한국엔 걸어들어가서 이거랑 이거 이렇게 잘라주세요 할 수 있는 목재상이 별로 없는 것 같다고 생각했었는데, 다들 인터넷 하고 계셨구나.

혹시 관심있는 분 계시면 민망할 정도로 저렴한 가격에 또 만들어줄까 하는 생각도 있다. 다 만든 걸 카카오톡으로 김씨스터에게 보냈더니 답장으로 나더러 먼저 자보라고 했다. 이틀 자봤는데 아직 멀쩡하다.






  1. 명품추리닝

    우리 이제부터 의남매 맺도록 합시다~

  2. 김괜저

    예 자매님 처음 뵙겠습니다.

  3. Buscape

    어렸을 때 아버지가 2층침대를 만들어주신 적이 있었는데 그 땐 인터넷이 지금 같지 않아서 직접 주문하시고 사포질도 한 번 더 하시고 마지막 니스칠까지 다 하셨던 게 종종 생각나서 눈이 아른아른 해져요. 한국에서 목재 구하기가 쉬워져서 보다 손쉽게 만드셨다고 해도 동생분 아마 두고두고 고마워할거에요

  4. 김괜저

    손쉽긴 했는데 뭔가 직접 재단하는 재미가 없었긴 해요.

  5. 김감자

    아 … 멋지네요. 친하게 지내고 싶습니다. ㅠㅠ

  6. 김괜저

    친하게 지내요 김감자님 둘 다 ㄱㄱㅈ네요

  7. 스물일곱

    엌. 정말 무척 예쁘네요!! 멋져요! 갑자기 침대를 만들어보고 싶은 도전정신이 생겨납니다. 실수라곤 하셨지만 헤드가없어서 더 심플하고 멋진걸요!

  8. 김괜저

    사실 만들어서 별로면 어쩌나 했는데 다행이에요

  9. 우와! 간결하고 예쁜데요! 저도 지금 매트리스만 두고 자는데 이 포스트 보니까 침대를 들여야하나..하고 고민됩니다 ㅋㅋ

  10. 김괜저

    간결하게 하면 참 쉬워요

  11. Sran

    와… 멋져요! 저도 만들어보고 싶네요. 와아아… 전 헤드 없는 침대 좋아해서 동생분이 더 부럽습니다. ^^

  12. 김괜저

    더 높이 만들어서 창문 밖이 보이게 하고 싶었는데 좀 공간에 어색할 것 같아서 지금 높이로 했답니다.

  13. 떡잎

    이럴수가. 침대라는 게 만들려고 마음 먹는다고 막 만들 수, 심지어 더 좋게 만들 수도 있는 가구였나요. 내 손으로 직접 만든 가구 위에서 먹고 뒹굴고 잠까지 잔다면 괜히 신나고 근사할 거 같아요. 훌륭한 브라더를 두셔서 김씨스터님은 참 좋으시겠어요.

  14. 김괜저

    더 좋은지는 모르겠고 확실히 더 쌉니다.

  15. 이쌩

    그러게요. 이런 남동생 있었으면 좋겠어요

  16. 김괜저

    왠지 누나였으면 안 했을 것 같기도ㅎㅎ

  17. 아무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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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8. 아무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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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 아무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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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 아무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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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 아무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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