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안암에도 별다른 이유 없이 갔다.

근처인 김에 연락한 예비역 선임을 만났다. 고대에는 내 부대 사람들이 무척 많다. 생각해 보니 교정 안에 들어와 본 것은 2007년 주훈이가 불러서 간 법대 일일호프때 후 처음이다.

서울의 대학교들에는 내가 뉴욕으로 유학을 결심하면서 포기한 어떤 즐거움과 미련없이 버리기로 한 관습들이 뒤섞여 있는데 그 중 고려대학교는 극단적인 예에 든다. 학부생들이 전부 빠져나간 듯 무척 한산했다. 승환형과 커피 한 잔 단 거 한 조각 하고 좀 걸어다니다가 저녁으로는 간단히 파니니 하나 + 서브웨이 하나 반씩 나눠먹기로 했다. 서브웨이는 형이 편의점 전자레인지에서 지나치게 돌린 결과 만질 수도 없게 달궈졌다. 이슬비 안 맞게 나무 밑에 앉아서 한김 식게 두고 딴 것부터 먹었다. 가려던 참에 예전에 형을 통해 페이스북으로 얘기 나눴던 분을 만나게 됐다. 그냥 형이 아는 누나고 아는 후임이고 하고 인사했는데 조금 있다가 맞다, 얘가 걔야, 그런 식으로 알게 되었다. 일정이 잘 맞는다면 전역하고 나서 같이 일하는 일이 있을 수도 있겠다 싶다.

  1. 클나쓰

    느낌이 좋네요.

  2. 김괜저

    감사합니다 🙂

  3. 두나

    우왕 색감이 좋네요!!ㅎㅎ이런 느낌의 사진 넘 좋아요 *_* ㅎㅎ

  4. 김괜저

    비도 오고 흐려서 사진 찍을 만 했어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