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상암동에서 구세주를 만나고 왔다.

꽃처럼 아름다운 세주는 상암동 C 모 방송회사에서 보람차게 직장생활 중이다. 그녀를 오랜만에 만나 점심을 먹으려 갔는데, 서울에서 내가 제일 안 가 본 구석에 해당하는 상암 디지털미디어시티 쪽은 최적의 대중교통 조합도 모르겠고 지리도 생소해 택시비까지 쓰고도 늦게 도착해 버렸다. 일식집에서 나는 알탕을 그녀는 회덮밥을 시켜먹었다. 한시간 동안 앞날 얘기도 하고 남 얘기도 하면서 있다가 헤어지고 나서 한동안 동네를 걸어다녔는데, 중학생들을 가까운 발치에서 오래도록 지켜볼 수 있었다. 나 때와 비슷하면서 다른 모습에 한참 동안이나 빠져서 듣고 있었다.

신기한 우연이 하나 있었다. 예전에 만나고도 만난 줄 몰랐던 사람을 제대로 만났다. 눈썰미와 기억력이 조금만 더 좋았다면 하루에 몇 번씩 이런 일이 있지 않을까. 세상이 좁아서 계속 걸어다녔다.

  1. 가산디지털미디어시티는 디지털미디어시티와 가산디지털단지의 아들일까요…^^;

  2. 김괜저

    앜 수정

  3. 김괜저

    상암이가 키우다가 가산이 거둬들였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