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호계동을 또 돌았다.

등심에 명이나물 먹은 저는 갔습니다 호계동으로. 호계동에는 할아버지 댁이 있어서 간다. 할아버지 댁은 아래층이고 위층엔 이름 모를 고등학교 후배가 산다고 한다. 나는 두유를 사 갔고 할머니는 참외를 깎아주셨다. 돌아오는 길에 커피섬이라는 안방만한 가게를 발견했는데, 소녀였던 아주머니 감성이 뚜렷함에도 더치 커피를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어서 더운 김에 들어갔더니 너무 잘해줬다. 칠천원에 케냐 백 그람을 사 왔다. 날은 꽤 더웠다. 범계역에 도착하니까 커피에 얼음은 다 녹아있었다. 월요 휴점인 새 롯데백화점 앞 공원에는 쓰레기가 사람처럼 많았다. 킴스클럽에서 종이봉투 두 개가 들자마자 찢어질 정도로 음식을 많이 사 왔다. 대부분은 택배로 부쳐서 나중에 먹을 것이다. 나는 아무리 살 게 많아도 손으로 드는 바구니를 선택하는 습관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