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떻게든 되리란 걸 안다.

나는 꿈과 장기적인 계획의 거리가 퍽 좁은 편이다. 희망사항은 곧 인생에 대한 진지한 요구사항이다. 첫째로 나란 사람이 좀 그렇게 대책없이 낙천적이고 자신에 대한 기대치가 높을 뿐 아니라 실제로도 무척 운 좋은 인생을 살아왔으므로. 더하자면 국내외로 부러워할 만 한 청춘을 지낸 사람들을 여럿 만나본 결과 대단할지언정 나와 인간구조가 다른 구석은 별로 없는, 오히려 내가 그들을 부러워하는 입장이란 큰 차이점을 빼면 생대생으로 통하는 구석이 많았다는 점이 그런 근거 빈약한 자신감을 부채질한다. 관심사인 수 개 분야에서 모두, 적어도 돈 되고 하나하나 업이라고 할 만 한 그런 수준에 닿을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한다. 나는 어떻게든 되리란 걸 안다.

그런데 원대해지려면 한편으론 더 소박해져야 하기 때문에 요새는 멀고 막연한 목표들에 대한 징검다리 및 곁다리 과정들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만드는 걸 시작했다. 예를 들어, 예전부터 하고 싶었던 것인데 블로그에서 영화와 책 단평을 독립시켜 한영 양어로 (실효성이 예상되면 불어로도) 새 공간을 만들고 철저히 해당분야 블로그로 전문운영하는 계획이다. 거기에 뉴욕 복귀즈음 해서 손으로만드는 모든 것들에 대한 만들자블로그도 열어서 목공, 공작, 미술, 요리, 원예, 음악 등 직접 만든 거면 뭐든 중구남방으로 연재코 싶다. 그걸 주 영문블로그로 활용하게 된다. 괜스레저렇게블로그는 영혼상 늘 가장 중심텍스트로 남겠지만 본격 전문가블로그의 탈을 씌우기엔 너무 본인스럽다.

이런 생각을 시작한 배경에는 언제까지나 블로그짓이 딴짓이었던 초기의 마음가짐과 다르게, 남이 보기에 재밌어 보이는 걸 찾아 하고, 더욱 자기포장하고, 보기 좋게 제공하는 것이 내가 현재 제일 잘 하고 있는 것 중 하나라는 점이 차츰 분명해졌기 때문이다. 잘 하는 건 멍석 깔아줘야 한다.

  1. 김괜저

    꺅 감사합니다.
    항상 시간이 모자라요.

  2. 하늘

    애린, 청주 동산교회 유년부시절을 지낸 애린이 맞니?

  3. 하늘

    네 글을 읽으니 현실이 너무 슬프구나. 결국 경제니? 넌 더 높은 하늘과 낮은 물을 헤엄치기에 에너지가 넘치는 애린이였는데 말이다.

  4. 아무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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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김괜저

    얼른 와 그땐 나도 끝물이라 commitment 가능.

  6. 김괜저

    흥미진진할 수 있도록 힘쓰겠습니다. 고맙습니다.

  7. 희한

    오오 – 벌써부터 기대하고 있어요.

  8. 김괜저

    고마워요. 아 그리고 블로그 잘 읽게 됐어요. Vous avez un goût bien raffiné.

  9. 아무개

    비공개 댓글입니다.

  10. 아무개

    비공개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