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닻 달린 단추를 찾아다녔다.

뉴욕에서처럼 목재나 배관파이프를 쉽게 찾을 수 없어서 아쉽지만 대신 서울은 천이나 의류부자재를 구하기 너무 좋은 곳이다. 오랜만에 (거의 이 년 만인가?) 동대문에 갔다. 옷을 고쳐 입는 데 필요한 몇 가지 리본, 나무단추 등과 더불어 작년 Saint-Ouen 벼룩시장에서 사서 겨울마다 잘 입고 다니는 프랑스 해군 외투 수선에 필요한 닻 달린 대형 단추를 찾으러 갔다. 결론은 30mm가 넘는 단추들 중에 모양이나 재질이 비슷한 것이 없었다. 물론 내가 동대문 단추상을 다 뒤졌다고 할 수는 없지만 나름 헤집고 다녔는데 크기가 맞으면 모양이 영 아니고 모양이 맞으면 너무 작았다. 직경은 45~50mm 정도에, 본래 황동색 칠이 되어 있었던 것 같으나 오래 되어 시커멓게 변한 느낌이고 양각으로 닻 모양이 나온 비타공 단추이니 혹시 구할 곳을 알고 있는 분은 연락 바랍니다. 그 밖에 2012년 일정관리부 만드는 데 쓸 옥스포드를 끊었다. 나는 아직도 한 마만 달라고 할 때 미안해진다. 단추 두 개만 산다고 할 때도 역시 미안해졌다.

─ Luz Casal : Piensa en mi

명동까지 걸었다. 코코이찌방야에서 카라아게 카레덮밥을 먹고 카페 뎀셀브즈에서 커피 마셨다. 신정구 작가의 소식을 듣고 나서 <안녕, 프란체스카>를 처음부터 다시 본다. 그걸 보면서 멀미하지 않게 오고 싶어서 평소처럼 남산터널 뚫는 버스를 타는 대신에 종각에서 지하철로 내려갔다. 얼마 전에야 본 알모도바르의 Tacones lejanos (High Heels) 전면에 나온 Luz CasalPiensa en mi가 좋아 한창 듣던 중이었는데, <안녕, 프란체스카>에도 쓰인 바 있단 사실을 이제야 알았다.

  1. 닭고기

    명동에서 종로루트를 타다가 저도 책을 읽으면서 가고 싶을 땐 종각에서 지하철을 타요. 한남대교를 지나고 싶으면 마찬가지로 남산터널을 지나는 버스를 타죠.

  2. 김괜저

    종로에서 명동을 타면 명동에서 바로 타고요.

  3. Rose

    방문 안한 사이에 블로그가 새단장을 했잖아? 괜저 이름도 스리슬쩍 바꿔놓구~ ㅋㅋ아무튼 좋다_ 괜스레저렇게라, 딱딱했던 글씨체보다 좀 귀여워진 느낌이야

  4. 김괜저

    더 딱딱한 것도 있었는데 이걸로 했어~

  5. 김괜저

    이미 잘 만들어 놓으셨네요 뭘 ^^

  6. 김괜저

    그런가요ㅎ

  7. 김괜저

    아니면 그냥 직접 만든다던가

  8. 별일없이산다

    인도 시장같다

  9. 아무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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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아무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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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 아무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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