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때처럼은

그 땐 아무것도 몰랐네요.
당췌 아는 것이 없었지요.
갖은 체를 다 했지요.
진심이 너무 초라했거든요.
너도 그 때를 떠올리면 이렇게
말하는 목구멍에 견딜 수 없이
가래가 끼나요?
우리는
사랑에 빠진 흡연자로서,
돈 없는 사람들이 찍은 영화를 보려고
압구정동엘 가는 이상한 사람들이었어요.
병 맥주를 마시고 나와서 「이 집
술맛이 끝내줘!」라고 했었지요.
적어도 항상 열심이었던 기억이 있어요.
지금은 덜 그러거든요.
너도 다시 누굴 만나면
그 때처럼은 안 되겠어 라는
다짐으로 시작하나요?
그 땐 중요한 게 진짜 많았잖아요.
돌아볼 나이도 아닌데 다시는
그 때처럼은 안 될 것 같아져요.
벌써 변했거든요.

  1. 별일없이산다

    좋구나 이거

  2. 김괜저

    후후

  3. young

    좋으네요

  4. 김괜저

    : )

  5. Rose

    그때처럼은 안된다는 게 참 씁쓸하다

  6. 모르는고양이

    어쩐지 눈물이 날 것 같은 시네요. 여러 번 다시 읽었어요.

  7. 김괜저

    오 누나 ! ㅜㅜ

  8. 아무개

    비공개 댓글입니다.